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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찬희 Apr 16. 2016

지금, 다시 기술 속으로.

나를 둘러싼 기술에 조금 더 관심을

최근에 대단한 일이 있었다.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SpaceX에서 1단 로켓을 바다 위에 재착륙시켰다는 이야기였다. 유튜브에서 실시간 중계 영상을 찾아보면서 처음에 나온 말은 그저 "와......"였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놀라웠고, 그 사실을 주변의 친한 친구들에게 이야기했다. 그 친구들은 과학과 기술에 관심이 많아서 같이 놀라워했고, 그 사실에 대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를 나눴다. 로켓 발사 비용이 지면에 재착륙시키는 것보다 더 싸지겠다, 이다음에 머스크가 가지고 있는 꿈은 무엇이고 어떤 놀라운 것들을 보여줄까 등...

그 놀라움이 한동안 가지 않아서, 집에 오고 나서 동네 친구들에게 그 이야기를 똑같이 했다. 그런데 반응이 달랐다. 1단 로켓을 왜 굳이 재착륙시키냐, 왜 그런 게 필요한지 잘 모르겠고 관심도 없다는 말을 하며 참고서를 펴고 공부를 하는데 그때 알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해는 간다. 아무리 대단한 기술이라도 사용자 앞에서는 그냥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다. 우리가 구글에 검색을 하면서 "와 구글은 정말 대단한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어!" 하지도 않을 것이고,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얼굴이 나온 사진에 네모가 쳐지는 것을 보고 페이스북의 얼굴인식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지도 않을 것이다. 하다 못해 씨 없는 수박을 먹으면서도 달콤함과 함께 그 수박을 만드는데 들어간 대단한 과학기술을 같이 음미하면서 먹지는 않을 것이다. 개발자나 과학자들도 그러지는 않는다. 그러니, 일반적인 사람들한테는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개인적으로 있다.




기술에 대해서 지나치게 알 필요는 없다.  
기술 전문가가 되라는 말도 아니다.

공부해야 한다고, 일 때문에 바쁘다고 주변 일상에서 지나치고 있는 작고 많은 기술들을 한 번쯤 다시 돌아봐 주었으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기술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에게는 그 사람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지해줄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한 기술자가 품는 바르고 곧은 생각과 방향, 꿈에 한 명이라도 응원해 준다면, 공감해 준다면, 그 기술자는 무너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것이고, 결국에는 세상을 바꿔낼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그리고 하나 더. 나는 대단한 기술들을 바라보면서 열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SpaceX의 그 영상에서 1단 로켓이 재착륙에 성공했을 때 열광하던 많은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나는 그렇게 열광하는 사람들, 다른 말로는 기술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꿈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그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된다. 지금 만들어졌으면 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뤄지고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라지는 세상이 기술로 하여금 더 빨리 다가온다고 믿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하는 일을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 식물은 왜 이렇게 자라는 걸까, 우주는 어떤 느낌일까 등의, 떠오르는 작고 사소한 궁금증들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묻고 알아가면 된다. 그러면 분명히 만나게 될 거다. 나를 지지하고 믿어주는 사람들을, 내가 바꾸어 나가는 더 넓고 좋은 세상을.



이미지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spacex/26239020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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