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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찬희 Feb 18. 2016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수즙어서 말도 못하고

내 주변에는

나보다 뛰어난 얘들이 최소

한명 이상 존재한다.


 내가 요즘에 얘들이나 쓴다는 급식체로 “ㅇㅈ하는 부분?” 하고 물으면 대부분의 대답은 “엌ㅋㅋㅋㅋㅋ 빼박 ㅇㅈ하는 부분 오졌구요~~” 이러고 있겠지. 끔찍하다. 어쨌든 요점은, 본인의 주변에 뛰어난 사람이 한 사람 있다는 거다. 이 글은 문제가 많겠지만 뛰어나다에 대한 생각과 바램을 담은 이상한 글이다.



뛰어나다는 게 일단 무엇일까,

브런치는 카카오꺼니까 다음 사전에서 검색해보면 이렇다. 사람이/능력이 남보다 두드러지게 높거나 낫다. 능력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이니까, 바꿔 말하면 뛰어나다의 정의는 “남들보다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원동력)이 높은 사람” 정도가 되겠다. 그리고 그 정리는 단순히 학교 공부/토익/수능 점수 잘 나왔거나 돈 많이 벌어서 떵떵거리고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붙일 말은 아닐 것이다.


뛰어난 아이들은 주변으로부터 돋보이게 되고, 돋보이면 저절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에 따른 관심을 지나칠 정도로 받게 된다. 흔히 말하는 “이 아이는 천재예요” 정도가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며, 당장 TV 프로그램에서도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능력들을 보여주는 아이들이 많다.


내 주변에는 정말 대단한 아이들이 많다. 아직 어른도 아닌데 어른들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이 있다. 본인 나름대로의 “나의 미래를 위한 스텝들”이 있는 아이도 있다. 자신의 생각을 담아 사업을 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대학교 논문 보면서 여러 장치들을 만들기도 하고, 원하던 과는 아니지만 지금 있는 과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최선을 다해 해나가려고 하는 아이도 있고, 이 일이 천직이라고 생각해서 벌써부터 사회에 뛰어드는 아이들도 있고. 뛰어난 얘들이 주변에 많다 보니까 그 아이들을 보면  볼수록 나 자신이 매우 한심해지고 쪽팔려지게 느껴진다. 뛰어난 누군가는 반드시 그 주변에 많은 상처와 열등감을 남긴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뛰어나다고 말하는 것들은

결국엔 하나의 착각이 아닐까 하고.


첫 번째,

뛰어나다고 하는 얘들도 같은 나이 또래들과 많은 면들에서 비슷한 경우가 많다. 아이돌 좋아하고, 만화나 애니메이션 좋아하고, 노는 거 좋아하고. 자신의 미래 등에 대해서 불안해하고. 아마 악몽도 꿀 거고…


두 번째,

그렇게까지  치켜세울 만한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얘기가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걷거나, 구구단을 외우거나 하는 것들도 그렇고. 이런 예를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15살의 어떤 아이가 이항정리를 증명했다고 하자. 아마 뉴턴이 살아있었다면 자신이 22살에 한 일을 15살에 해낸 아이를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그 아이는 크면서 자신이 했던 일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게 아니라는 걸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항정리는 이미 있고, 아이가 배운 수학은 이미 몇 세기가 지나며 당시보다 고도화된 수학이므로.

그런데 어른들은 그것을 잘 모르고 무조건적인 치켜세움과 지나친 관심을 가장한 부담을 준다. 주변으로부터의 지나친 관심을 받으면 그 얘들은 아무도 건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자신이 하는 일들에 대해 불안해하기 시작한다. 불안은 그 아이가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것을 부정하게 만들고, 결국엔 그것이 별거 아니었고 자신 또한 그렇게 대단한 누군가가 아녔다고 생각하며 자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샌가 평범한 한 명이 되어버린다. 옛날에 천재, 신동으로 불렸던 아이들을 30년이 지나서 추적해보니 몇 명 빼고 다 평범한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뉴스도 있었으니 말이다.



흠…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여기까지 왔더라…

어...... 뭘 말하려고 했었더라......


아,

나는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뛰어난 사람은 아니지만 그 아이들의 친구이자 상대적으로 둔하고 평범한 한 명으로서, 예비 어른으로서 말이다. 예비 어른이라고 하니까 거창해 보여도 뭣도 없어 보인다.


먼저 하고 싶은 말은, “뛰어난 아이 = 또래 아이들 + 빠른 속도”이다. 같은  나이 때의 아이들과 같은 것을 좋아하고, 같은 걱정을 안고 살아가지만 빠른 속도가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것들을 빠르게 습득하기도 하고, 나이가 30은 더 먹은 어른들과도 같은 주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도 본질을 보자면 주변의 또래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니까 제발 그 얘들을 무리하게 몰아세우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너무 치켜세우거나 띄우지 말고, 너무  무리시키지도 말고, 부담 주지도 말고. 당신이 걱정하지 않아도 그 아이들은 잘 해나가고 있다.

다음으로, 뛰어난 아이들은 주변의 위치에 있는 너를 괴롭히는 게 아니다. 다만, 계속해서 일깨워주는 역할에 가깝다. 나는 이만큼 나아가고 있는데 너는 지금 뭐하고 있냐고. 사람은 열등감을 느끼는 순간 성장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주변에 뛰어난 아이들이 있다면 그런 열등감을 자주 만나게 되니까, 바꿔 말하면 성장할 기회가 매 순간 주어진다는 말이 아닐까. 물론 어떻게 하느냐는 당신의 문제이겠지만.

또, 어른들이 해주었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 뛰어난 아이들은 보통 얘들보다 빠르지만, 빠르면 빠를수록 넘어지면 아프다. 그렇게 아이가 넘어졌을 때 그 아이를 보듬어줄 구급상자를 준비해주고, 아이들이 더 빠르고 바르게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자. 이 아이는 당신의 과거고, 곧 당신이 되고, 언젠간 당신의 또 하나의 가능성이 될 테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건 조금 뜬금없는 소리일 수도 있는데, 나는 언젠가 나이를 다 깨부쉈으면 좋겠다. 나이가 많든 적든 뛰어나 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따뜻한 한마디를 해주자.




최대한 다른 방식으로 재미있는 글을 써보려고 했는데, 다 써놓고 보니까 너무 꼰대 같아 보였을 수도 있겠다. 땡깡 부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읽기 불편하셨다면 정말로 죄송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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