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대로 와이프는 병가를 내고 이제 곧 수술을 받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육아휴직을 한지 두 달째가 되는 저는 지금의 여유로운 생활에 적응은 모두 끝이 나다 못해 흠뻑 젖어 지내고 있습니다.
백수 부부(육아휴직+병가)가 된 뒤 두 달 동안 있었던 큰 일들과 변화들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6박 7일 가족여행_부산+경주+충주
6월 말 코로나가 심해지기 전 가족들과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부산과 경주에서 여름휴가로 호캉스를 즐기고 왔습니다.
해운대의 오션뷰도 좋고, 경주의 아름다운 경치도 좋았습니다. 가족들과 회사 걱정, 밥차 릴 걱정, 청소할 걱정 없이 일주일 동안 편히 쉬다 왔습니다.
텃밭 가꾸기 + 작물 수확의 기쁨
휴직을 시작하면서 단지 내 텃밭을 분양받아 딸아이와 함께 방울토마토, 상추, 파, 고추를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아이와 함께 했지만, 역시나 아침저녁으로 물 주고 잡초를 뽑고 신경을 쓰는 건 저 혼자네요. 그래도 벌써 조그마한 텃밭에서 상추를 따서 삼겹살과 함께 쌈도 싸 먹고, 오늘은 딸아이의 유치원 친구들과 방울토마토도 따서 바로 먹었네요.
손도 많이 가고 신경도 쓰이지만, 내가 고생해서 심고 기른 텃밭에서 수확을 할 수 있다는 기쁨과 함께 백수생활의 소소한 재미를 즐기며 기르고 있답니다.
아내와 함께 보내는 소소한 시간들
이전 글에도 언급했었지만, 백수 부부가 된다면 와이프와 소소한 시간들을 함께 보내고 싶었습니다.
두 달 동안의 시간 동안 아내와 영화보기(조우진 주연/발신제한)와 등산(매미산)도 했고, 아이 등원 후 함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며 커피와 브런치도 먹으며 일상의 즐거움을 보내고 있습니다.
직장인들이 출근하는 모습을 보며 아바라(아이스바닐라라떼)를 먹는 즐거움이란,,,
혼자 떠나는 여행
날씨가 좋았던 6월의 어느 날, 아이를 등원시킨 뒤 문뜩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편의점에서 라면 하나 사서 가평으로 홀로 다녀왔습니다.
하원 시간가지 시간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회색빛 도시를 떠나서 푸르른 녹음의 숲과 시원한 강에서 잠시 쉬고 오니 더욱더 힘이 나는 게 느껴지네요.
오고 가는 이동시간의 절반도 쉬지 못하고 돌아왔지만, 그마저도 저에게 힐링이었습니다.
무더위와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진다면 다시 떠라 보려고 합니다.
머리 기르기
대학에 진학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일은 머리를 길러 파마를 하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를 다닐 당시 두발 자유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항상 머리를 짧게 자르고 다녔었죠.. 그래서 대학생이 된 후 자유로움을 느껴보고 싶어서 머리를 기르고 파마를 했었습니다.
지금도 그때와 비슷한 감정인 것 같습니다. 10년간 회사를 다니며 고객을 대면하는 서비스업에 있었고, 교육 관련 업무를 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기에 단정히 보여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휴직을 한 뒤 머리를 다시 길러서 장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개월 남짓의 시간 동안 얼마 기르지 못할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이 무더위 여름에도 아직 머리를 자르지 않고 잘 기르고 있답니다.
첫 육아휴직수당 수령
그동안 나라에 세금을 꼬박꼬박 냈던 것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도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된다.
한 자녀에 대해서 엄마가 육아휴직을 한번 사용한 뒤 아빠가 이어서 사용할 경우 21년 기준 최대 250만원/월 지급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통장에 돈이 들어오니 가뭄 같던 우리 집 가정경제에 한줄기 소나기가 내리는 것 같았다.(내년에는 300만원까지 확대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돈으로 백수 부부의 삶이 연장되어가고 있기에 너무나 감사하다.
매일매일 유치원에 등원하는 아이와 뭐 특별할 것도 없지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만의 시간과 우리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과 소소한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