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쇼 (Big Picture Show)
이 글은 영국문화원에 연재했던 칼럼을 다시 편집한 것임을 알립니다.
https://blog.naver.com/britishcouncilkorea/222773973391
최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70주년을 맞아 플래티넘 주빌리 (platinum jubilee) 축하 행사가 영국 전역에서 화려하게 열렸다. 한 나라의 군주가 재위 70주년을 맞는 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영국은 한동안 파티 분위기로 열기가 뜨거웠다. 그중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버킹엄 궁전에 빛으로 전시된 엘리자베스 여왕의 젊었을 때 모습부터 현재의 모습들을 투사하는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아트였다.
이처럼 요즘 박물관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전시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제 박물관 전시를 보러가면 전시장 안에 오브제를 전시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전시장 밖의 벽과 전시장을 이어주는 통로 또는 박물관 건물의 입구까지 '전시(exhibition)'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박물관에 방문했을 때만 직접 느낄 수 있는 '박물관 경험(visitor's exhibition)'을 중요하게 고려하여 공간을 기획하기도 한다.
노스 임페리얼 전쟁 박물관 Imperial War Museum North
영국 레스터 대학에서 석사 공부를 하면서 '노스 임페리얼 전쟁 박물관(Imperial War Museum North, 이하 IWM North)'으로 필드 트립을 간 적이 있다. IWM North는 맨체스터에 있는 뮤지엄으로 런던에 있는 임페리얼 전쟁 박물관 (Imperial War Museum)의 분관이다. 런던에 있는 IWM과는 건물 모습부터 분위기가 달랐는데, 조금 더 모던하고 세련된 요즘 시대의 건물같다는 인식을 받았다.
빅 픽쳐 쇼 Big Picture Show
빅 픽쳐 쇼는 1시간마다 전시장 벽면을 모두 활용하여 영상을 상영하는데, 서라운드 사운드(surround sound)를 활용하기 때문에 마치 영화관에 온 것 같은 몰입감을 준다. 실제 전쟁과 관련된 사진과 영상 자료들을 편집하여 전쟁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2D 벽면에 빛을 투사하여 3D 영상 또는 디지털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을 프로젝션 매핑 (projection mapping)으로 부르는데 이러한 프로젝션 매핑을 통해 전시의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고 관람객들이 전시 내용에 더욱 빠져들 수 있게 만들어준다. 전쟁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들이라 할 지라도 전쟁의 느낌을 영상과 사진, 소리로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본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관람객의 감각을 일깨우는 Big picture show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깜짝 놀라고 특별하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맨체스터에 방문한다면 영국의 대표적인 전쟁 박물관이자, 디지털 뮤지엄 시대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노스 임페리얼 전쟁 박물관(Imperial War Museum North)를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한다. 물론 런던에 있는 임페리얼 전쟁 박물관도 방문하여 두 곳을 비교해서 관람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https://www.iwm.org.uk/visits/iwm-nor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