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권리이자 책임, 알레만 스레텐
피카(Fika, 커피브레이크), 라곰(lagom, 충분한)
처럼 스웨덴어에서 유래한 여유로운 삶을 의미하는
단어는 이제 우리 생활에서도 낯설지 않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을 거치며
자연 환경이 주는 놀라운 회복력과 소중함을
많은 사람들이 느끼게 되었죠. 여가 시간에
온전히 자연 속으로 몰입하기 위해 캠핑을 가고
디지털 디톡스를 위해 일부러 단절된 환경을
찾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알레만 스레텐(allemansrätten)', 직역하자면
'공동접근권'으로서 자연에 접근할 권리를 누구나
가지며, 멸종위기 또는 보호종 만 아니라면
채집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 소개드린 '월드 오브 볼보(World of Volvo)'
전시장은 공간 자체에 그러한 철학이 녹아있습니다.
곡선을 따라 만들어진 공간을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게 만든 볼보 브랜드의 전시공간이죠.
하지만 알레만 스레텐은 단순히 접근할 권리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후손들이 오래도록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보존해야할 무거운 책임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건축가 헤닝 라르센
역시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구조 디자인
자체를 생애주기 탄소배출량을 최소화 하는
CLT목재를 사용하였습니다. 옥상공간과 조경디자인
역시도 종 다양성을 심도깊게 고려한 결과입니다.
최근 강연에서 '숲멍, 물멍' 처럼 자연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과 트렌드,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투영된 공간에 대해 많은 분들께 소개드린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돌이켜보면 과연 우리는
'알레만 스레텐'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처럼
즐기는 만큼 보존하고 가꾸려는 생각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어쩔 수 없이 환경을
파괴하고 많은 탄소배출량을 수반하는 건축과
공간관련 산업에서 과연 '알레만 스레텐'처럼 환경에
대한 책임의식을 무겁게 담은 개념을 담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요.
'그랑 팔레'를 비롯해 대부분의 경기장을
리노베이션하고, 단 1곳만을 신축한
프랑스 올림픽과 알레만 스레텐, 어렵지만 내일을
위한 일들을 실천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자연과 환경에 대해 얼마만큼의 책임의식을 갖고
공간을 다루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됩니다.
1_자연을 즐길 수 있는 권리, '알레만 스레텐'의 철학이 담긴 '월드 오브 볼보'
2_접근하기 쉽게, 그리고 연결을 통해 시민 곁으로 돌아온 '그랑 팔레'
3_베이징의 밤을 물들이는 '버티컬 팜 베이징'의 건축가 인터뷰
4_두바이,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64km 고속도로 건설계획 발표
5_새로운 지붕과 함께 극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 시드니 중앙역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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