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스민 사람과 시간, 이를 담는 기획과 디자인
작년 여름, 좁은 면적과 낮은 천장고를 가진 공간이지만
팀원들과 함께 공간기획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들인
도심공항타워 푸드스트리트가 지난주 오픈했습니다.
대학생 시절부터 코엑스몰을 이용했기에 저에게는
도심공항 푸드스트리트, 과거 '식당가'라고 부르던
그 공간의 이미지는 그리 낯설지 않았습니다.
당시 코엑스몰 매장 위치 하나하나까지 알던 저에게도
잘 눈에 띄지 않던 장소였지만, 주머니 사정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에 비교적 저렴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던 고마운 곳이었죠. 프로젝트를 위해
오랫만에 찾았을 때에는 세월의 흔적과 리뉴얼을
거듭했던 코엑스몰의 본 공간과 비교되어 더욱 낡고
좁게만 느껴졌습니다. 이 공간을 더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스스로도 의문이 들던 장소였죠.
그렇다고 코엑스몰에 위치한 별마당과 고메스트리트
(고메스트리트도 기획할 때 꽤나 애를 먹었습니다 :)
처럼 그저 우아하게만 공간을 꾸민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럴만한 사이즈도 아니었죠.
저희가 주목했던 것은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행위, 기억, 그리고 코엑스 스타필드 내에서
푸드 스트리트가 가진 위계였습니다. 애초부터
거대한 공간감을 가진 별마당, 그리고 섬세한 장식미를
선보인 고메스트리트와 비견될 만한 식당가의 공간이
아니었죠. 하지만 그 장소에는 고메스트리트가 줄 수
없는 편안함, 그리고 좁고 낮지만 편안한 스케일의
아기자기함이 존재했습니다. 임팩트 강하고 인상적인
공간은 아니지만, 내 일상의 어느 한켠에 자리해도
어색하지 않은 편안함이 있는 장소였습니다.
그러한 성격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테마로
표현한 것이 '벽돌'이라는 소재였죠. 가장 인간적이고
편안하면서도, 지하 공간이지만 골목길과 같은
휴먼스케일의 공간의 느낌을 만들어 주는 소재로
그만한 재료가 없었습니다. 이를 통해 일상 속의
한 끼를 즐기는 공간이 더 깨끗하고 편안한서도
시간이 지나도 윤색되지 않게 디자인을 기획했습니다.
비견될 프로젝트의 크기와 존재감은 아니겠지만
오설록이 추구하는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이를 오롯이 담아내려 쏟았던 그들의 노력을 보며
나는 과연 얼마나 이 공간을 이용했던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이 공간이 어떻게 쓰였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오설록이 브랜드의
정체성이 된 장소인 제주를 온전히 담아내려
서펜타인 파빌리언 건축가인 조민석씨와 고민한
흔적은 오설록 티 팩토리의 공간에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용산 본사의 오설록1979라는 프리미엄 티룸에서는
그들이 쌓아온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브랜드에 대한 헤리티지처럼
공간에 쌓여있고 묻어나는 사람들의 유산을
저는 얼마만큼이나 고민했을까요.
이제 시간이 흐르고 과거 제가 참여했던 다른 공간들처럼
많은 사용자들과 함께 평가가 이뤄지겠죠. 건축설계사
시절에도 느꼈던 것이지만, 대규모의 프로젝트 보다도
오히려 손에 잡힐 것만 같은 작은 공간기획에 더욱 애정이
가게 되더군요. 건물 전체 보다도 혹여 시공 예정일에
하자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고민했던 작은 캐노피와
아트리움의 유리 지붕은 가끔 꿈에도 생각나곤 합니다 :)
자부심 이전에 끝없이 반성을 하게 하는 것이 바로
공간을 다루는 모든 일의 본성이자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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