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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예나 Aug 27. 2020

"요즘 애들”

SNS의 탄생과 '요즘' 애들

“요즘 애들은 페이스북으로 싸운다더라. 사과 요청 게시글 올리고 태그하고 공개 저격하고.., 누구 하나가 공개 사과문 올려야 끝이 난데”

"무슨 연예인이야? 아니 친구끼리 싸운 걸로 공개 사과를 한다고?” 


 시대를 막론하고 ‘요즘 애들’은 끓임없는 화젯거리다. 23살 새파랗게 어린 나도 어른들에게는  요즘 애들이겠지만, 나에게도 요즘 애들이 있다. 바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다.


 특히나 눈부신 기술의 발전으로 무선 네트워크가 탄생하고 SNS 유튜브 등 10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정보를 받아들이는 매체도 소통하는 매체도 뒤바뀐 지금 계속해서 변화하는 새로운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새로운 ‘요즘 애들’또한 흥미롭기 그지없는 대화 주제다.


 1990년도 초중반 이후 출생한 이들을 세대로 얽어서 일컫는 Z세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등 ‘요즘 애들’을 부르는 호칭은 다양하지만,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어쩌면 디지털 기기 또는 “소셜 네트워크”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2007년도 내 초등학교 4학년 시절에서는 삼성전자에서는 당대 최고 스타인 고아라를 앞세워 “고아라”폰을 출시했다, 아직도 나의 머릿속에서는 고아라폰의 TV 광고가 머릿속에 흐릿하게 남아있는데, 그때가 아마 휴대폰의 대중화가 이루어진 때였을 것이다.


 지금은 거의 모두가 커피숍, 지하철 어디에든 있는 와이파이만 또는 데이터만 연결된다면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며 나 또한 그것을 마치 내 몸처럼 다루고 있지만, 그 시절의 나는 공중전화나 집 전화가 아닌 핸드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으며. 이는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사람들은 “세상 참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핸드폰은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빠르게 보급되었으며, 나와 함께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 또한 너도나도 개인용 핸드폰을 하나씩 가지기 시작했다. 


학교가 끝나고 무작정 친구 집으로 찾아가거나 전화를 했던 때는 지나고, 어느 순간부터 친구들은 핸드폰으로 미리 문자 또는 전화를 해달라 이야기했으며. 나 또한 “핸드폰”이 없다면 아이들에게 소외되는 것 같은 기분에 나는 부모님을 졸랐고, 그들은 초등학교 5학년이 돼서야 나의 채근에 못 이기는 척 핸드폰을 사주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핸드폰 말고도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핫한 방법은 또 있었다.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부리나케 컴퓨터 책상에 앉아 “버디버디”부터 로그인했다, 학교가 끝나고 아이들은 각자의 집으로 갔지만, 컴퓨터에 접속하는 순간 아이들과의 연결은 금세 다시 이어졌다. SNS로서 첫 번째 성공을 이루었던 버디버디에 미리 친구 등록을 해둔 나의 친구들은 친구 전체에게 쪽지를 보낼 수 있는 “전 쪽”으로 ‘놀 사람’을 모집하거나 장난 쪽지를 보냈다. 내가 있는 장소는 학교가 아닌 집이었지만 소통은 계속되었다.


 〃fгiёлd〃앞으로는 더 좋은 친구로 서로øłlㄱłl ㄱı억될수 있는 ユ런 우乙ıㄱŀ 도ıㅈㅏ⌒
☆       우ºㄹiº참º좋º恩º친º⑨º됐º으º면º조ºㅋrºㄸxs
〃★〃──ユ다┤는ㅎ占꺼l있으면,있을수록て┤좋은사─람입レlてГ 、 ♡



 버디버디를 떠올리면 당시에 유행하던 대화명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상형문자가 가득한 따뜻한(?) 한마디. 지금 보기엔 참 어색하기 그지없지만 나만 해도 저런 이모티콘을 남발했던 기억이 가득하다. 누가 더 기교 있게 ‘이모티콘’을 남발하냐가 “인싸”의 기준이었다.  하지만 폭력적인 채팅방을 방치하거나 성 매수를 위한 방이 운영되는 등 서비스 관리 문제로 인해 버디버디는 금세 쇠락하였고 떠오르는 신성으로 “싸이월드”가 등장했다.


“일 촌 맺어주세요~”


“제 미니홈피에 방문해주세요~”


그때 그 시절은 그야말로 “일촌”의 시대였다. 지금은 일 촌이 아닌 ‘인스타 팔로워’ ‘페이스북 친구’ 친구 유튜브 구독자 수 등으로 대체되었지만. 당대에는 싸이월드를 따라갈 수 있는 sns가 없는 듯 보였다. 이모티콘을 쓰지 않고도 입맛대로 꾸밀 수 있는 작은 마이홈, 취향에 맞게 틀어 놓는 배경음악. 


학교에서 좀 놀 줄 안다는 “인싸(인사이더_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의 요즘 말)” 친구들은 너도나도 싸이월드를 했다.


 싸이월드란 어쩌면 나의 프로필과도 같았다. 나의 일상생활부터 나의 교우 관계까지 모든 것을 들어내는 창이었다. 

나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한두 개씩 일촌평과, 방명록으로 남겨 나의 친분 관계를 표시했으며 나도 친구의 '싸이 홈'에 방문해 방명록을 남겼다. 싸이월드를 한 이유는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소소한 목적도 있었겠지만. 사실은 그게 주목적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 나와 친구들은 무엇을 먹을 때마다, 모일 때마다 핸드폰 카메라로 정신없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요리조리 얼짱 각도로 사진을 찍어, 제법 잘 나온 사진이 생기면 멋들어지게 포토샵을 할 줄 아는 친구의 집에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편집했다. 그렇게 정성스레 편집된 사진을 싸이월드에 올리면 일촌인 친구들은 나의 사진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업로드되도록 퍼가기도 했다. 언젠가 멋있는 글이 싸지고 사진이 잘 나와, 나의 글에 ‘퍼가요~’라는 댓글이 많이 남겨진다면 마치 인기스타가 된 것 만 같은 만족감을 느꼈으니 말이다.


 아마 이러한 분위기를 조성한 데에는 그때 당시 싸이월드와 함께 불어온 “얼짱” 열풍이 단단히 한몫했을 것이다. 요즘 ‘얼짱’이라는 말을 하면 다들 오글거린다고 손사래를 치겠지만 인터넷 소설과 함께 몰아친 당시 얼짱의 열풍은 어마어마했다. 당시 얼짱이란 요즘의 “페북스타”“인스타 스타”“유튜브 스타”와 같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들을 본 아이들은 열심히 그들을 모방했다. 더 예쁘게 더 멋있게 사진을 찍어 올린다면 나도 스타가 될 수 있을까 하고 그들의 화장법을 배웠고, 그들의 사진 찍는 법을 배워 인기를 누리고자 했다. 아이들은 그 영향력이 친구를 더 쉽게 사귈 수 있게 된다고 믿었고 그것은 실제로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싸이월드의 일촌이 많을수록 "인싸"의 카테고리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부모님은 그런 나를 보며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지 않고 컴퓨터만 한다며 “요즘 애들….” 하고 혀를 차며 어른이 되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잔소리를 했지만 이후 스마트폰이 생겨나고,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많은 매체가 생겨난 이후 더욱더 많은, 어쩌면 대부분의 요즘 애들이 컴퓨터, 핸드폰에서 만들어진 소셜 네트워크 속에서, 참 치열하게도 살아간다. 이제는 직장 면접을 볼 때도 소셜 네트워크 계정을 본다고 했던가? 직업과 생계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어있다니 우리는 이제 어떻게 삶과 인터넷을 분리할 수 있을까? 아직 어른들은 인터넷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면 “무슨 가상의 일에 그렇게 신경 쓰나?”라고 말하지만 이미 '마케팅'이라는 전반의 업무에서도 '바이럴 마케팅'즉 SNS 마케팅이 빠질 수 없어졌다. 


SNS를 통해 사회를 배우고 사회화를 하며 커나가게 된 "요즘 애들"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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