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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E SUN HYE Oct 09. 2020

방구석벽면에 독서메모를 채우다.

가끔 범죄수사류의 드라마를 보면 형사들이 항상 벽면이나 칠판에 사진을 붙이고, 키워드별로 도식화를 하면서 추리를하고 상상하는 장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것들이나 작가들만의 개념들, 핵심 키워드들을 모아모아 나만의 인생지도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범죄수사하듯이 내인생을 추적하고 상상해보는 것이다. 배우고 메모한 것들을 포스트잇에 그때그때 적어놓고 노트나 책 사이사이에 메모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우선 전지를 벽면 곳곳에 붙여놓고 메모했던 것들을 카테고리화하여 여기저기 붙여보았다. 인풋이 아무리 많아도 인풋을 잘 소화시켜 나만의 지도를 그려나가지 않으면 추억속의 책한권으로 남게될 수도 있다. 레고의 조각들이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나가듯이, 지식의 조각들, 생각의 파편들을 새롭게 조립하여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그려나가 본다. 생각지도 못한 미지의 아웃풋을 그려나가 본다.

조금은 미친 사람처럼 무언가에 푹 빠져서 몰입해본 적이 있는가? 몰입에 대한 갈망, 나만의 원씽을 찾아해멘다.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것, 나와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원대한 꿈을 갈망한다. 메모의 쓰임새는 언제 어떻게 인생에서 튀어나올지 모를 일이다. 오늘도 단 하나의 배움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종이에 옮겨적으며 나의 꿈을 채워간다. 누군가의 시선따위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방구석 사색을 한다. 한발자국씩 밟아나간 나의 삶의 흔적들이 메모 한장한장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신호, 가을냄새와 찬바람, 귀뚜라미 소리가 가득한 밤공기가 너무나 아름답다. 공원에 앉아 지금 어디에 가고있고 다양한 지식들을 모아모아 어떻게 활용할지 사색한다. 수많은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스친다. 그저 감사하다. 하루하루 쌓아가는 이 작은 메모한장이 나를 변화시켰다. 생각하기 조차 싫어하고 회피하려던 삶에서 나를 객관화하며 직면하고, 정면돌파하는 삶으로 점점 변화되어가고 있다. 내가 억지로 삶을 질질 끌고나가는게 아니라, 삶이 나를 이끌어주는 재미있는 일상의 맛이 매우 풍요롭고 신비롭다.


작은 끄적임은 이처럼 위대하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끄적이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1분1초로 아쉽지 않다. 나는 오늘도 여전히 끄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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