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야말로 모든 불화의 주체이고 조건이다” (생의 이면. 이승우 소설 p126)
인간의 내면을 칼날처럼 파고드는 인간의 문법으로부터 탈출하는 순간 인간은 비로소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없는 세상(유토피아)은 우주공간의 어느 행성처럼 쉽게 다가설 수 없는 곳이다. 사람들은 그러한 조건을 인지함으로써 “도피 및 탈출”을 시도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종교로 숨어버리는 것이다. 인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은폐와 엄폐를 통한 자기 보호를 시도한다. 그런 점은 부정적이지 만은 않다. 오히려 긍정적인 면이 부각된다. 그 이유는 치열한 삶의 전쟁터에서 평화를 유지하는데 일몫을 감당하기 때문이다.
인간을 힘겹게 하는 건 이 세상 안의 조건과 상황이 아니다. 인간을 힘들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다. 더는 인간에게 바라고 기대할 바가 없을 때 인간은 신에게 귀의한다. 위에서 소설가 이승우가 작품 속에서 언급한 “사람이야말로 모든 불화의 주체이고 조건이다”라는 문장은 그 점에서 정당한 설득력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