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쿠 May 09. 2020

의견을 피력하는 게 힘든 당신에게  <다운사이징>

영화가 필요한 순간

영화를 혼자서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감상평을 교류하는 건

영화를 같이 보고 나왔을 때 가장 즐겁다

기억의 손실이 나의 감상을 훼방 놓지 않게끔

극장에서 나오자마자 느낀 감정들을

여과 없이 쏟아내다 보면

영화라는 주제를 넘어 개인의 사상과 경험이 드러나

풍부한 대화의 장이 발생한다


 물론 조심스러워질 때가 있는데

바로 상대와 나의 반응이 다른 경우다

<다운사이징> 경우가 그랬다

극장에서 나오자마자 친구의 표정은 어두웠고

영화에 대해 혹평을 쏟기 시작했다

나는 눈치를 보며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진솔한 감상평은 어디론가로 버렸다

그리고는 "그래 좀 지루했지?"라고 말한 게 전부


사실 속으로는 인상 깊게 본 점이

많았다고 말하고 싶었다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과

이상과 현실에 괴리를 다룬 참신한 주제가

정말 좋았다고 말이다


상대와 상반된 의견을 내는 것이

상대를 거절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쉽지 않다

원래 누군가에 반하는 말은 힘든 게 당연하다

친구가 말한 부정적인 의견도

나중에 되새겨보니 이해가 간다

친구는 코미디 영화를 기대하고 갔으나

휴머니즘이 짙은 드라마 장르 영화는 봤으니

지루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다만 내 생각처럼

일부는 좋게 볼 수 있는 점을 가진 영화인데도

완고해 보이는 상대의 의견과

반대되는 것이 두려운 나머지

먼저 의견을 조율할 기회를 포기했다 할 수 있다

오히려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 더 좋을 수도 있는 데 말이다


이 영화의 주제처럼

사소한 행동이어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내 주변에 집중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영향을 미칠지 안미칠지 미지수인

대의를 위한 선한 행동보다 말이다

주변과 의견을 나누는 것을 두려워 하지말자

현실적으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내 주변 뿐이다


모든 것에 극단적으로 좋거나 나쁜 것은 없다

언제나 장점과 단점이 있을 뿐이다


지금은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서로에게 별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조금만 시각을 바꿔보면

이해할 수 있는 여지도 많다는 것을 알기에

수용하는 자세를 잊지 않으려한다

작가의 이전글 오늘따라 가족이 미운 당신에게 <인어공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