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상블리안]
"함께 연주하는 사람들 = 앙상블리안" 의 새 프로젝트 <人상블리안>
<人상블리안>은 여러 예술인들의 소식과 생각을 접하고 나눌 수 있는 인터뷰 프로젝트로, 서로가 직접 만나지 않고도 상호 교류하며 영향을 끼쳐 나갈 수 있는 음악가의 새로운 온라인 네트워킹의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6월 11일, 한 카페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이주미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였지만 인터뷰내내 진솔한 그의 생각들, 활동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까지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주미의 이야기를 통해 그의 삶을 만나보시죠.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바이올린을 전공했으며 예술기획자이자 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주미입니다.
바이올린 전공 후 예술을 같이할 수 있는 동료들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고 동료들과 좋은 공연을 만들면서, 또 연주활동을 커리어로 삼아 예술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연을 만드는 예술기획자로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앙상블리안' 소속 크루로 함께 활동하며 문화콘텐츠를 기획하며 공연제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기획한 공연에 연주자로서 함께 무대에 서기도 하는데, 예술가로서 그리고 공연을 만드는 기획자로서 역할의 비중이 동등한 것 같습니다.
주로 어떤 연주를 하시는지?
솔로무대는 아무래도 떨리기도 하고요(웃음), 일의 특성상 많은 사람과 같이 연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앙상블을 하더라도 바이올린이란 악기의 특성상 주멜로디를 담당하기때문에 특별히 누군가에게 기대가려고 하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연주때가 되면 꽤 많은 시간을 연습에 쏟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예요.
연주자, 기획자, 교육자로서 정말 바쁘게 시간을 보내실 것 같은데요, 어떻게 각 역할을 나누어서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초, 중학생을 다루는 교육자일때는 학생들과 대화가 잘 통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합니다. 사실 초반에 일할때는 제가 파워 J 성향이여서 아이들 통제하고 통솔하려했는데요, 아이들은 그리 되지 않더라고요. 요즘은 아이들과 한 마디라도 더 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아이들 각각에게 맞는 대화를 하려고 하죠. 사실 누구나 페르소나가 있는데, 저의 경우에는 아이들을 만나다가 연습을 하게되면 몰입이 바로 안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역할을 넘나드는 것이 어려운 것 같아요. 저는 성격이 바이올리니스트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바이올리니스트로서는 그 부분이 단점인 것 같아서 더 날카롭고 예민하게 들으려 하고 주장을 조금 더 내세우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기획자로서는 서포터의 위치이다보니 일을 할 때 맥락을 먼저 파악하는 것에 집중해요. 앙상블리안에서 팀장을 맡고 있어서 중간 입장인데요, 공연의 주체가 되거나 일에 주가 되는 분들의 니즈를 잘 파악한 후 그것을 크루들에게 잘 전달해주어야 합니다. 근무시간이 한정적이다보니 그 맥락을 빠르게 이해하고, 간결하고 쉽게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기획자로서 경험했던,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제가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데요, 기획일을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어요. 제가 만난 예술인들은 모두 각자의 개성과 성격이 뚜렷했어요. 연주나 공연을 운용하는 방법도 모두 다르고요, 똑같은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예술인 한 명 한 명이 다 소중한 것 같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면 이 세상이 풍족해질 것 같습니다.
연주자로서는 어떤 목표가 있으신지 궁금하고, 그것을 위해 어떤 것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SEM(Socially Engaged Musicians’ Network) 부트캠프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활동하면서 예술인으로서 그리고 음악가로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배우고 있는 중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연주를 잘 해야지'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현재 사회가 요구하는 연주자는 따로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이전에는 나뭇잎 하나하나를 봤다면 지금은 숲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예를들어 예전에는 무대를 꾸밀 때 작품성에 대해서만 생각했다면, 요즘에는 이 작품을 관객들이 들었을 때 '나의 의도가 담겨진 무언가가 있어야 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작품성, 작품의 내면도 물론 중요하지만 저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외부적인 것들에서 찾기도하고 표현하려고 합니다.
연주나 작품 그 자체 뿐만 아니라 관객의 시선에서 무대와 작품을 바라보신다니 신선합니다. 7월에 연주를 앞두고 계신데, 관객들이 어떤 것을 느끼고 가셨으면 하시나요?
민족정서에 관한 유럽작곡가들의 작품을 준비중인데, 관객분들께서 이번 프로그램을 친근감 있게 느끼셨으면 합니다. 우리나라도 민족의 아픔이 있고 그들의 나라에도 그러한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비록 먼 나라이지만 음악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음악이란? 음악의 역할이란 무엇일까요?
저에게는 좋은 공연이란 표현이 더 가까울것 같은데요, 음악이 매개체가 되어서 공연이 사유할수 있는 촉매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관객들이 오늘 공연을 보고난 후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일상을 지내다가 언젠가 한 번 떠올려 볼 수 있는 그런 공연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음악을 통해 하고계신 사회참여적 활동이 있으신가요?
사회적 이슈, 제가 관심있거나 여러 사람이 관심있는 문제들을 음악을 통해서 표현하는 그런 공연을 아직까지 하지 못한 것 같은데요. 올해 9월 부트캠프에서의 최종 리사이틀을 준비하고 있어서 그 과정을 통해 무언가를 표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발전해나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시면서 누군가 나를 음악가, 예술가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바라봤던 적이 있나요?
특히 한국사람들이 예술가를 바라보는 틀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너는 악기하니까 부자겠네', '음악가는 다 절대음감이다.' 라는 그런 것들이요. 예술가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지면 좋겠는데요, 예술 분야와 예술가들을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현시대를 살아가는 동료 음악가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전해주세요.
뼈저린 저의 경험담인데요, 너무 예고생이나 음대생이라는 타이틀에 너무 매몰되어서 다양한 경험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악기라는 것이 한 우물을 깊게 파야하는 분야이지만, 사회로 내던져졌을 때 많이 방황하게 되더라고요. 소소한 예로, 하루 연습 안하고 놀러갔다와서 후회하고 자책하고 그런 경우가 있잖아요. 그렇게 생각하기보다는 '오늘 연습 대신에 좋은 경험 했다. 좋은 사회 생활을 했구나.' 하고 긍정적이면서도 더 유연한 생각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발판삼아 주위를 둘러볼 줄 알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유연한 삶의 태도로 앞을 향해 정진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주미와의 인터뷰였습니다. 그의 다채로운 행보를 응원하며.
<人상블리안> 은 계속됩니다.
이주미 | jmlee@ensemblian.com
바이올리니스트 이주미는 선화예술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 음악교육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음악학과에서 바이올린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일찍이 국민일보-한세대학교 음악콩쿠르 2위를 비롯해 서울챔버오케스트라 콩쿠르(실내악 부문)에서 입상하며 연주자로서 두각을 나타낸 그는 헝가리 Magyar Virtuózok 챔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솔리스트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등 국내 유수홀에서의 연주는 물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문화재단, 서초문화재단 등 다수 사업 선정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주미는 바로크에서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연주자로 도약하고 있다.
현재 쿤스트베르크, 앙상블 조이너스(Joy in Us), 현대음악앙상블 SONOR XXI의 단원이자 밀알복지재단 브릿지온 앙상블의 객원 연주자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는 대광초등학교, 노원중학교, 의정부중학교 악기 및 오케스트라 지도 강사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Interviewer_조연희
joyeony@ensemblian.com
Editor_조연희
joyeony@ensembl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