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책임에 대하여

by Eunhye Grace Lee

나는 일본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사회복지사로서 일본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때때로,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외국인을 지원하는 일을 맡기도 한다. 그러나 같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으로 그들을 옹호하거나, 무조건적으로 편을 들지는 않는다.


나 역시 이곳, 일본이라는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외국인"이라는 신분에 기대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의 법과 질서를 존중하고, 시민으로서의 기본적인 의무를 다하려고 애쓴다. 나는 그것이 당연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이곳은 내 모국이 아니지만, 지금 내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기에, 나는 나 스스로에게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지키려 한다.


외국인이라는 신분은, 때로는 보호받아야 할 약자의 위치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스스로 책임을 다해야 하는 위치이기도 하다. 그 사회의 법을 지키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려는 태도가 없다면, 그 어떤 복지나 혜택도 당연하게 주장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복지란 '권리'이기 이전에 '책임' 위에 세워진 것이라고 믿는다. 어느 사회든, 성실하게 의무를 다하는 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민다. 외국인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 나는 내 의무를 다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다른 외국인들도 그러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다. 언어의 벽, 문화의 차이, 제도적 장벽은 외국인들에게 때때로 무거운 짐이 된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리는 더 성실히 살아야 한다.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내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땅을 존중하기 위해서.


 나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외국인을 옹호할 수는 없다. 삶은 단순한 이분법으로 나뉘지 않는다. "같은 외국인이니까 무조건 도와야 한다"는 감정적인 접근은 때로는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낳을 수도 있다. 나는 성실히 살아가려는 이들을,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는 이들을 응원하고 싶다. 국적이나 출신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로 사람을 보고 싶다.


 그것이 내가 외국인으로서, 그리고 사회복지사로서 일본 사회 속에서 살아가며 내린 작은 결론이다. 책임 위에 권리가 세워진다는 믿음. 그것이야말로, 내가 이 땅에서 나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이다.


E7AE95E99DA2E5A49AE69687E58C96E382BBE383B3E382BFE383BC.jpg 오사카부 미노시에 있는 다문화공생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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