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사회복지사의 실천 교류를 상상하며
오늘 토요나카시사회복지협의회의 카츠베 레이코(勝部麗子)국장님을 뵐 일이 있었다.
유학생 시절, 이 분을 롤모델로 한 드라마를 보고 사회복지사를 꿈꿨고 시간이 흘러 난 사회복지사가 되어 동경하던 카츠베 국장님과 마주하는 날이 온 것이다.
이 순간만으로 난 모든 것을 다 이룬 느낌이 들었고 일본이라는 낯선 땅에 정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고생하던 시간들이 눈녹듯 사라졌다.
그리고 또 다른 꿈이 생겼다.
바로 한국과 일본의 사회복지사가 교류하는 것.
카츠베 국장님은 일본에서 최초로 커뮤니티 소셜 워커라는 조직을 처음으로 만들어서 활동을 시작하셨고,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사회복지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이끄신 분이다.
나 역시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면서 일본의 선진적인 제도와 정책을 한국에도 실천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카츠베 국장님도 일본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한국에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하셨는데 그 순간 나의 마음속에 새로운 꿈과 목표가 자라나기 시작했다.
바로 한국의 사회복지사와 일본의 사회복지사가 함께 현장을 경험하고 교류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본 것이다.
서로 다른 제도와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의 사회복지사들이 마주하는 과제는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한국과 일본은 치매, 독거노인, 돌봄 공백, 가족 부양 부담 등 유사한 복지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실천적 대응 또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시도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지역포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내 고령자 돌봄 체계를 통합적으로 조정하고 있으며, 한국은 최근 ‘커뮤니티케어’ 정책을 통해 지역 중심의 돌봄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차이는 때로는 상호 보완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제도의 강점과 한계를 실무자 차원에서 직접 공유하고 비교할 수 있다면, 책상 위의 이론이나 제도 분석보다 훨씬 더 실질적인 배움이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단순한 해외 연수나 기관 견학을 넘어, 양국의 사회복지사가 실제로 동일한 현장을 함께 경험해보는 방식의 교류 프로그램이 시도된다면 그 의미는 더욱 클 것이다.
예컨대, 일본의 케어매니저가 한국의 복지관을 방문하여 현장의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하고 운영해보거나, 한국의 사회복지사가 일본의 재가복지 서비스를 함께 동행하는 방식의 협업이 가능하다면, 이는 양국 실천가들에게 상호 존중과 연대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언어와 행정 시스템의 차이, 문화적 이해의 간극 등 현실적 제약은 존재한다. 그러나 사회복지는 궁극적으로 사람을 위한 실천이며,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의 고민과 노력을 공유하는 순간에 가장 깊은 변화가 시작된다.
이러한 교류는 복지 제도의 비교 분석을 넘어, 실무자의 전문성과 정체성을 강화하고, 국제적 시야를 갖춘 실천가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민간 차원의 교류를 통해 복지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통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실천 중심의 국제 교류가 점차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사회복지라는 공통의 언어를 가진 실천가들이, 국경을 넘어 서로의 일상을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복지의 미래는 한층 더 따뜻하고 단단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