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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밍 Mar 21. 2024

[산티아고술례길] 밤새 걸으려면 알콜이 필요해요

산티아고순례길 21일 차




가장 첫 번째 글 : #1 산티아고'술'례길의 시작  https://brunch.co.kr/@2smming/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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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21일 차
2018. 6. 3. 일요일
레온(Leon)


*하루종일 먹고 마신날이라 오늘은 사진과 짧은 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차_닭죽과 맥주

레온에서 하루가 더 생겼다. 오늘까지 레온에서 머물고 새벽 1~2시에나 길을 나서기로 했다. 그렇다면 레온에서만 3일을 꼬박 머무는 셈인데 지금까지 순례길 중 가장 오랜 시간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 숙소를 2박으로 잡아둘 걸 그랬다. 하루 연장은 어렵다고 해 0.5박을 할 다른 숙소를 구하고, 체크아웃을 위해 오전부터 분주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은 레온 시내를 구석구석 돌아다녀 볼 계획이다. 아침으로는 어제 만든 닭죽을 좀 더 졸여 모닝 맥주와 함께 먹었다. 빈속에 맥주를 들이켜니 속이 금방 뜨끈해진다. 닭죽은 하루를 묵혔더니 더 맛있다. 



2차_오랜만의 초밥

레온은 도시라 뭐든 다 있다. 초밥집도 있어서 오랜만에 우동과 튀김, 초밥과 롤을 한껏 먹었다. 사람은 다섯인데 적어도 8인분은 시킨 것 같다. 한국에서 먹던 것만큼 싱싱하지는 않지만 유럽에서 날것을 먹을 수 있음에 기쁘다. 아마 한국에 돌아가기 전까지는 이런 날생선을 먹을 일이 없을 테다. 


우리는 맥주까지 알차게 마시며 모든 접시를 비웠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에서보다 더 많이 먹고 자주 먹고 잘 먹는다.







3차_날씨가 좋으면 화와를

날씨가 기가 막힌다. 청명한 하늘을 볼 때마다 경이스러울 지경이다.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예쁜 가게를 구경하고 여행자를 위한 마그넷도 샀다. 이런 날씨에는 화이트 와인을 먹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아도 왔다 갔다 지나쳤던 광장에 봐놓았던 바가 있다. 


광장으로 가니 테라스를 펼쳐놓은 바에는 사람들이 벌써부터 술을 마시고 있었다. 가장 분위기가 좋아 보이면서도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갔다. 경치 좋은 창가에 앉아 화이트 와인을 시키고 바람을 만끽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리에 절로 술맛이 돌아 맥주 한 잔을 더 마셨다. 







4차_참새는 방앗간을 지나치치 못하고

레온에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 'HolyCow'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스크림만 딱 먹고 숙소로 돌아가려 했건만, 숙소 가는 길목에 사람들이 정말 많이 모여있는 분위기 좋은 바가 있었다. 흘러나오는 노래도 너무 좋고 바 분위기도 좋고, 날씨도 좋고.. 정말 이제는 술 그만 마시려고 했는데 이 분위기를 무시하고 지나칠 수는 없었다. 딱 하나 남아있는 자리에 얼른 들어가서 와인 한 잔을 시켰다. 아까 화이트 와인 마셨으니까 이번에는 레드로!









5차_떠나기 전 최후의 만찬

레온은 정말 도시라 한국 라면을 파는 중국인 마트도 있다. 짜파게티도, 라면도 사서 반주하며 최후의 만찬을 즐겼다. 반주는 사과로 만든 cider랑 맥주와 함께. 잠시 눈을 붙이고 출발할 거라 과하게 먹지 않으려고 했는데 자꾸 손이 갔다. 든든히 먹었으니 잘 자고, 새벽부터 힘내서 걸어보기로!

 
오늘도 술람찬 하루, 그리고 사실 여긴 #산티아고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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