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생각 엉덩이에 뿔 난다.
못된 놈 머리에 꾸물꾸물 싹 틔워 자라 나오길래..
예쁜 꽃이라도 피우려나 싶었다.
가지가 빈틈없이 무성하게 뻗어나가길래..
실한 열매라도 키우려나 싶었다.
꽃 피울 봉오리에 망상이 착상되고..
열매 맺을 받침자리에 허상이 드러눕고..
웃자란 가지 속으로 환상이 헤집고 들어와서는..
모양도 갖추지 않은 고집이라는 집을 짓는다.
될 성 싶은 생각의 떡잎으로 착각한 나는..
아차 싶어 다 자란 생각의 밑동을 찍어내 보지만..
믿는 도끼는 내 발등만 자꾸 도려낼 뿐이다.
생각生角.
수컷사슴의 머리에 난 뿔은..
다 자라 저절로 빠지기 전에 잘라내어야만..
녹용의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