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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 뇌출혈, 그 후

이제 못하는 것 #3. 아이케어3종

뇌출혈로 편마비라는 장애가 생긴 것은 아이를 키우는데 치명적이다..


아이를 키우는데 필수이며 아이를 케어하는 기본 세가지, 아이케어3종에는 기저귀갈기, 옷입히기, 목욕하기 가 있다



ep01. 기저귀 갈기


출산 후 6개월 만에 뇌출혈이 와서 나의 발병 햇수만큼 나이가 늘어나는 아들이 있다. 지금은 만5세라 용변을 가릴 수 있지만 내가 아들과 같이 살기 시작한 때면서 아이가 나를 처음보게된 세살 시절에는 기저귀를 했고 갈아줘야했다.


가족들이 아주 잠깐 집을 비우면서 나와 아이가 둘이 있던 때였다. 기저귀에 소변이 가득차 아이는 나에게 불편함의 신호를 보내왔다. 기저귀를 갈아주기 위해 아이를 눕혀야 하는데 첫번째 난관에 봉착했다. 아직 어린 아이의 머리를 잘 받치고 눕혀야했는데 아이의 무게에 따라 딸려가는 내 반쪽 몸이 계속 아이에게 넘어져버린다. 손목이 끊어지는것 같은 통증을 견디고 봉착한 두번째 난관. 기저귀 뜯기.


기저귀에는 뜯기 편하라고 봉제선이 있다. 한쪽을 잡고 봉제선을 따라 뜯으면 그만인데 왼손이 잡고 있을수 없다.. 아이가 '갈고리'라고 부르는 내 검지 손가락으로 기저귀 안쪽에 넣어 걸고 오른손으로 뜯으려는데  이마저도 갈고리가 작동을 안해 실패다



이 갈고리 손으로 기저귀를 잡는데에 실패해서 기저귀를 당길때 생기는 아이피부와의 저항력을 이용해 힘껏 당겨보지만 아파해서 철수, 내가 우왕좌왕 끙끙대며 시도하는 사이 아이의 불편함이 극도로 달했고 발버둥치며 울고불고다..


 엄마로서 나와 이제야 애착형성을 하던 중이었던터라 아이의 불편함을 바로 해소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었는데 아이는 울며 발버둥치고 뜯다만 기저귀는 여전하고 그야말로 미칠지경이었다..!


결국 기저귀 한쪽을 이로 물고 다른 한손으로 뜯어내자 아인 바로 울음을 그쳤고 평화가 찾아왔다..



동시에 현타가 왔다...!



이로 기저귀를 물다니....



허리부분을 이로 물어서 오줌에 닿지는 않지만 분명한건 코를 찌르는 냄새가 직빵이었다...

동시에 기저귀를 채우지 못해 아이의 바지를 벗겨둔채 놔두는 부족한 엄마다.



ep02. 옷입히기


아이가 장염으로 이틀째 고열이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깊게 잠든 아이. 식은땀이 마르면서 한기가 날까 잠자는 아이의 옷을 갈아입히기로 했다. 깊은 잠을 자는 중이라 몸은 한껏 늘어져있었고 땀으로 흠뻑 젖은 옷이 몸에 달라붙어 벗겨지지 않았다. 나의 '갈고리'는 옷 벗기기엔 적용이 안되서 목부분을 잡고 머리위로 당겼다. 옷이 작아진건치,아이가 많이 큰건지 얼굴에 옷이 제대로 꼈다.    고열로 너무 힘들어하던 아이는 잠결에 울면서 불편하다고,빼달라고 애원을 한다.. 어찌저찌 옷을 머리에서 빼내고 새로운 옷을 입히려는데 아이가 누워버렸다.


평소에는 워낙 스스로 잘하는 아이라 내가 옷을 입혀주거나 할 일이 없었고,내가 옷입기를 도와줄땐 스스로 목과 팔다리를 넣기 때문에 옷매무새만 정리해주면 됐다.


아픈 몸을 빨리 뉘어 쉬고싶은 아이와 보송한 옷으로 입히려는 우리 둘의 암묵적 전쟁.. 아이가 팔을 껴주지 않으면 입을 수가 없다.


옷을 안입느냐, 입히느냐 하는 우리 둘의 치열한 몸싸움(?)에 아이는 잠에서 깨버렸고 여러모로 지친 아이는 그대로 울어버린다. 그사이 얼른 옷을 입히고 잠을 재우려는데 아이는 잠에 들때 꼭 '주문'이 있어야 한다. 수면의식과 같은 일명 '무서운 꿈 안꾸게 하는 주문'


"달님, 우리 아들 무서운꿈 안꾸게 해주세요~사랑해~잘자~"하고 주문을 마무리하다가 옷입히기 전쟁에 진이 빠졌고 나도 모르게 울부짖었다..



" 제발 저좀 움직이게 해주세요!!!!"



그날 밤.. 발병 후 오랜만의 절규로 거의 밤을 샜다...



한손으로 아이키우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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