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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처럼 소설처럼 Jul 28. 2019

커피와 함께

커피와 함께 4회

코스타리카의 커피농장 : 미래 지향적 우수한 관리


 코스타리카의 모든 커피는 ICAFE(Costa Rica Coffee Institute)의 엄격한 관리 하에 있으며, ICAFE는 커피 매매와 수출 통제, 기술 개발 및 향상은 물론 커피 재배 지역의 자연생태계 보호와 지속가능(Sustainability) 재배에도 힘쓰고 있다.

 커피농장들은 이러한 ICAFE의 방침에 전적으로 따르면서 동시에 각 커피농장마다 토양과 기후에 맞춰 재배 방법을 달리하며 고유의 노하우를 발전시키고 있는데, 대략적인 커피 재배와 가공은 다음과 같다.


커피 재배

 고급인 Arabica 커피에는 여러 종류의 나무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중미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종류는 까뚜라(Caturra)이다.  코스타리카에서도 Caturra가 재배되며, 이 외에 까뚜아이(Catuai)와 비야스사르치(Villas Sarchi)라는 수종도 많이 재배되는데 특히, Villas Sarchi는 코스타리카에서 개발한 수종이다.  커피 씨를 심어 싹이 트고 10 cm 가량 자라면 묘목 재배소로 옮기고, 약 30 cm 크기의 묘목이 되면 커피농장으로 옮겨 심으며, 이로부터 약 3 ~ 4년 후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데, 보통 30년 정도 열매를 수확한 후 나무를 베어버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묘목 심는 것을 반복한다.

 맛과 향이 떨어지고 저지대에서 대량 생산하며 기계로 수확이 가능하여 5 m 이상 성장해도 문제가 없는 Robusta와는 달리 Arabica는 2 m 이상 성장하지 않도록 가지치기를 하며 관리하는데, 첫째는 손으로 수확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고, 둘째는 커피체리로 가야 할 영양분이 나무로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커피체리가 영양분을 빼앗길 경우 맛과 향이 떨어진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 가능 커피(Sustainable Coffee)

 21세기 우리 인류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녹색, 환경과 더불어 바로 지속가능(Sustainability)이다.  전세계의 여러 회사와 공장에 경영, 관리, 생산, 개발, 채굴 등에 있어 지속가능에 기초하는가 라는 질문과 답변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에 맞춰 코스타리카의 많은 커피농장들이 ‘지속가능 커피(Sustainable Coffee)’라는 개념을 추구하며 화학비료를 사용하더라도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비료를 사용하고, 과도한 살충제, 제초제 사용을 억제하며, 커피농장에 나무를 심는 경우가 많다.  바로, 그늘 재배 방식(Shade Grown)인데, 커피체리가 햇볕에 노출도 되고 그늘 속에서 휴식도 취하게 하는 방식으로 커피체리가 천천히 익도록 하고 불량률도 낮추며, 토양 침식 방지 및 토질 개선은 물론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이 썩어 비료가 되기도 한다.  코스타리카의 커피농장들을 멀리서 바라보면, 커피나무는 보이지 않고 큰 나무들만 보여 과연 커피농장이 맞는지 의심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커피나무들(30 cm ~ 2 m)이 큰 나무들에 가려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토양에 따라 미모사과의 구아바(Guaba)라는 나무는 물론 바나나를 심기도 하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구름이 많은 지역의 경우 구름에 의해 이미 그늘이 충분하므로 나무를 심지 않는 경우도 있다.


커피 가공

 1년에 1회(10월 ~ 2월) 수확 시기가 되면 빨갛게 익은 커피체리를 손으로 따고, 대형 수조에서 물 위에 뜨는 불량 체리를 걸러내어 좋은 체리만 다음 공정으로 이동한 후, 과육을 제거하며, 각 체리에 2개씩 있는 씨가 모습을 들어내면 세척 과정을 거치는데, 이러한 모든 공정을 가리켜 습식가공법(Wet Method)이라 한다.  코스타리카는 오래 전부터 습식가공법만을 고집하여 세계적으로 완벽한 커피로 칭송 받고 있는데, 물을 많이 사용한다는 단점이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많은 커피농장들이 물을 순환시켜 재사용하거나 빗물을 사용하는 등 친환경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척 과정을 거친 씨(Bean)를 넓은 뜰에서 3 ~ 4일간 햇볕에 건조하는데, 씨의 습기 즉, 함수율이 10 ~ 12% 정도이면 잘 건조된 것이고, 습기가 많을 경우 건조기에서 추가로 건조를 진행하기도 한다.  자루에 담아 2 ~ 3개월 동안 숙성 기간을 거치면, 진한 황금색이 되는데, 씨에 남아 있는 약간의 과일 성분이 얇은 막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며 이를 Parchment(스페인어: Pergamino)라 부른다.  그리고, 이러한 황금색 커피를 Cafe Oro(황금 커피)라고 하는데, 비단 색깔뿐만 아니라 수백 번의 뜨거운 낮과 차가운 밤을 견디며 단단한 씨가 되고 사람의 정성과 커피를 예술로 여기는 철학이 더해진 매우 귀한 것이기에 황금으로 여기는 것은 아닐까?  커피를 수출하기 전 또는 로스팅하기 전에 바로 이 Parchment를 일종의 탈곡기를 이용하여 벗겨내면, 바로 생두 또는 Green Bean이라 하는데, 실제로는 밝고 깨끗한 연두색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렇게 변색된다.


유기농 커피(Organic Coffee)

 유기농(Organic) 농산물은 화학비료와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사람의 손길이 많이 가는 반면 수확량은 상대적으로 적다.  유기농 커피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전세계 많은 커피농장에 피해를 일으키는 Roya라는 일종의 곰팡이 균이 커피나무를 공격하고 있어 유기농 재배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코스타리카에서는 일반 커피농장은 물론 스페셜티(Specialty) 커피농장까지 유기농 재배가 증가 추세이며, 당연히 화학비료와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화학비료 대신 퇴비를 사용하는데, 가공 중 제거한 과육을 따로 모은 후 이를 썩혀 비료로 만드는 것도 대표적인 사례이다.

 코스타리카의 최고급 커피 재배 지역인 타라쑤(Tarrazu)에 위치한 라스라하스(Las Lajas)농장은 미국의 커피 전문잡지인 ‘Coffee Review’에 의해 2016년에 지구 상에서 가장 훌륭한 커피농장 30개 중 하나로 선정되었으며, 스페셜티 커피로도 유명하고, 동시에 100% 유기농 커피를 생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다음 회에 이어집니다.

(사진: Cafe Britt 제공) 세척한 커피 씨를 햇볕에 약 3~4일간 말리는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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