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기행 / 김승옥
한국 문학의 감수성이자 작가 지망생이라면 꼭 봐야 할 작품 <무진기행>. 오늘은 김승옥 작가와 그의 작품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1941년 12월 23일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작가는 광복이 된 해에 귀국하여 어머니의 고향인 전남 순천에서 자랐습니다. 작가가 여덟 살이던 해에는 ‘여수순천사건’이 터졌고 작가의 아버지는 이에 가담하기 위해 산으로 떠납니다. 어머니는 당시 여동생을 임신 중이었으나 아버지의 부재로 가장이 되어야 했고,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삯바느질로 4남매를 부양했습니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4학년, 하나뿐인 여동생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작가는 이른 나이에 죽음에 대한 분노와 슬픔, 살아가는 것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됩니다. 아버지와 여동생을 먼저 떠나보내며 작가는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교회에서 열심히 기도를 하며 성실한 소년으로 자랍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에 성경에 큰 의구심이 들었고 이후 무신론자의 길을 걸었으나 현재는 다시 종교에 귀의해 하나님을 섬기며 지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던 작가는 중학생 때는 모파상과 톨스토이를 즐겨 읽었으며 월간 <소년 세계>에 동시를 투고해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배구부 활동을 하며 학교 대표로 시합에 나가곤 했으며 고등학교 시절에는 학생회장을 맡기도 하는 등 소위 엄친아다운 면모로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작가는 서울대 불문과에 입학하였으나 입학하자마자 4.19 혁명을 겪었고, 넉넉지 않은 집안 형편으로 여러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를 벌어야 했습니다. 이후 <서울경제신문>에 만화를 연재하였고 대학 친구들인 시인 김광규, <병신과 머저리>의 이청준과 동인회를 꾸며 문학 모임을 가지며 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당시 서울대 60학번은 한국 문학에 한 획을 그은 학번인데, 계간지 <문학과 지성>의 시작이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동인지 <산문시대>를 창간한 김현과 김치수, 영화감독 하길종이 있으며 한 학번 위로는 <타는 목마름으로>의 시인 김지하가 있었고 당시 대학 수업 때 강사는 이어령 선생님이셨다고 합니다.
등록금을 마련할 겸, 친구 이청준을 꼬드겨 가장 마감 기일이 늦은 <한국일보>에 투고나 한 번 해보고 입대를 하려 했던 작가. 하지만 섬세한 글솜씨 덕분에 작품은 덜컥 당선이 되었고 같이 투고한 이청준은 홀로 쓸쓸히 군대에 갔다고 합니다. 그렇게 작가는 소설 <생명연습>으로 등단하며 한국 문학의 한 획을 긋게 됩니다.
1964년에는 <무진기행>을 발표했고 졸업반 때는 <서울, 1964년 겨울>을 집필해 동인문학상을 최연소로 수상하며 문학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렇게 작가는 당시 받은 상금으로 막냇동생의 대학 등록금을 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작가는 1967년 아내 백혜욱과 결혼하였습니다. 그리고 글을 계속 썼지만, 단편 소설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어렵다는 걸 느끼며 영화감독에 도전합니다. 1967년 무진기행이 <안개>로 영화화되었고 김동인의 <감자>를 각색, 감독하여 호평을 받았지만 영화계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에 놀란 아내의 강력한 반대로 <샘터사>의 편집부장으로 일하며 시나리오 작가로서만 활동합니다.
1980년 <먼지의 방>을 동아일보에 연재했으나 신군부의 검열 대상이 되었고 5.18 민주화운동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언론의 작태에 연재를 중단하고 글을 쓰지 않습니다. 이후 술만 마시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작가에게 아내는 교회에 함께 다닐 것을 권유했고 다시 신앙생활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살면서 사실상 절필을 선언했다고 합니다. 더 이상 작가의 작품이 나오지 않는 점은 무척 아쉽습니다.
1999년 세종대학교 교수로 부임했으나 뇌졸중으로 2004년에 사임했으며 현재는 건강 악화와 기력의 저하로 종교 생활에 힘쓰며 지내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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