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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라타 아트 Aug 28. 2019

영화 마을에서 넷플릭스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 김 매니저 

박대표님이 고인물이라고 표현한 미술시장과 정반대로 온라인 서비스 시장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대중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경제 모형들은 전에 없던 서비스들을 만들어 내고 있고요. 이제 대중이 기대하는 서비스는 더 이상 덤으로 주는 것도 아니고 단순한 돈의 대가도 아니며, 최고의 편의와 신선한 경험을 제공받는 것입니다. 아마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을 경험하게 해 주어야 만족을 느끼게 되는, 기대치가 높아진 시대라고 개인적으론 생각합니다. 그만큼 서비스의 형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겠지요.


“서비스는 안 주나요?”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 후 매일같이 애프터(뒤풀이)를 위해 출근 도장 찍던 호프집은 참 서비스가 좋은 곳이었습니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셨을 것 같은 이모(사장님)는 넉넉한 인심과 푸근한 웃음으로 메뉴에도 없는 ‘특밥’을 만들어 주시는 날도 있고, 다들 취기가 올라 3000cc 맥주 피쳐가 미지근해지며 줄어드는 속도가 느려질 무렵이면 서비스 안주를 내어 주시며 젊은 혈기의 우리를 또 한 번 달리게 만드셨습니다. 정말 술값이 많이 나온 날은, 그 당시의 저에게 조차 생소한, 외상 처리가 가능했고, 다음 날 저녁 술자리에서 함께 계산하기도 했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뒤풀이로 보상(?)을 받을 만큼 대단한 활동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매일 오후 4-5시면 ‘피즈’ (또는 ‘휘즈’라 불림. 가게 이름이 FIZZ 인지는 졸업 후 알았습니다.)라 불리는 우리의 아지트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술을 마시고 있으면 연락을 드리지 않은 복학생 선배들은 어김없이 뒤늦게 등장하셨죠. 이모의 변하지 않는 서비스가 동아리의 전통을 만들었고, 학교 근처에 수많은 술집 중에서도 유독 그곳만 고집했던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폐업하고 장소조차 없어졌다고 하니, 인터넷에서도 사진 한 장 찾기 어려운 추억의 장소가 더 아련하게 느껴집니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진화한 서비스,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데이터 분석하고 추천하는 알고리즘과 어댑티브 스트리밍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이 TV나 영화를 시청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버렸습니다. 대중들은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자체 컨텐츠와 편의성에 주목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탄탄한 하드웨어 / 소프트 웨어 기술이 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넷플릭스가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아니었습니다. 혹시 ‘영화마을’이라는 곳을 아시나요? 비디오 / DVD를 대여해주는 곳으로 저도 영화관 상영 기간에 놓쳐서 보지 못한 영화들을 보기 위해 자주 이용했던 비디오 대여점입니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신작과 구작의 대여료 (2000원 / 1000원)가 달랐고, 대여 기간도 신작은 1박 2일, 구작은 3박 4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여 기간을 넘어서 반납하는 경우, 1일 연체료 500원을 내야 했고요. 


1990년대 미국에서도 ‘블록버스터’라는 미국의 비디오 대여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성공한 기업이 있었습니다. 빌려간 비디오나 DVD가 돌아오지 않을 경우 다른 고객들이 손해를  보기 때문에 연체료는 어쩔 수 없는 정책이었지만, 블록버스터의 고객들이 1일 1달러의 연체료에 불편해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창업자가 블록버스터에 연체료 40달러를 지불하고 넷플릭스를 창업하게 되었다는 에피소드는 유명합니다. 이 돈이면 차라리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면 집에서 언제든지 원하는 DVD 타이틀을 배송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하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연체료 없는 온라인 대여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수많은 지점을 보유하던 블록버스터와 다르게 넷플릭스에서 온라인으로 비디오를 빌리면 우편으로 DVD가 도착했고, 이 넷플릭스 봉투에 다시 넣어서 우체통이나 월마트 등의 집 근처 대형 슈퍼마켓에 DVD를 반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혁신적인 물류 시스템과 대중들의 불편함을 직접적으로 해소해주는 서비스로 인해 넷플릭스는 블록버스터라는 대기업을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넷플릭스 포장봉투

여기서 넷플릭스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후 온라인을 통한 VOD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되자, 오프라인 서비스와 온라인 VOD 서비스를 같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회원들의 이탈을 막았으며, 오프라인 가입자를 온라인으로 전환시킴으로써 우편배송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그들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우편배송을 과감히 부수고,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 나갔던 것이죠.


이제는 인공지능 기술로 고객의 취향을 분석하여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추천해주고, 트래픽이 몰리더라도 영상 송출이 끊기지 않도록 영상의 해상도와 전송 BPS를 조정하는 어댑티브 스트리밍 기술로 사용자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끊기지 않는 최고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성공 사례는 수많은 케이스 스터디가 있었고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스토리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봤을 때 칭찬할 만한 수많은 서비스 포인트들이 있으니, 한 번 사용해보면 자기도 모르게 넷플릭스 구독자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원하는 그날까지


기존의 폐쇄적인 미술 거래 시장에서도 온라인 거래 규모*가 커지고 있고, 미술과 관련한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들이 조금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프로라타 아트도 분할 소유 기술로 미술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고가의 미술품을 양지로 끌어내어 모두가 투자를 쉽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고요. 아래의 그림처럼 모두가 프로라타 아트의 서비스를 원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고속터미널 근처 전통주점의 메뉴판

          

* 2017년 대비 2018년 온라인 미술품 및 골동품 거래 규모 11% 상승. The Art Market 2019, U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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