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들
어릴 적 나를 생각해 보니
어린 나이에 일찍 철이 들었다.
유치원 전부터 이미
의젓하다, 어른스럽다는 소리를 들었다.
짓궂게 놀아본 기억도 없고
실수나 철부지 행동을 한 기억조차 없다.
그래서 어릴 적 추억이 너무 무난하고 평범해
이제 와서 아쉽고 안타깝다.
대가족이어서 그랬을까?
막내여서 그랬을까?
어린 나이에 왜 일찍 철이 들었을까를 생각해 보니
거기에는 엄마가 있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우리 집도 사건사고가 자주 있었다.
그럴 때마다 엄마의 한숨을 보고 들으며
스스로 철이 들어버린 것 같다.
엄마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는
엄마말 잘 듣는 착한 딸이 되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보다는
학교와 집을 선택했다.
그러다 보니 어린 시절을 다 보낸 부산 지리를
대학만 다닌 서울지리보다 모른다.
누군가에게 강요받지 않았지만
어린 나이에 스스로 그런 선택을 했었다.
형제들 중 나만 그랬으니
분명 타고난 나의 성격 탓일 것이다.
밋밋하고 평범한 어릴 적 나의 추억에
다 늙어 아쉬움이 생기니 허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