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브로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는 거의 빠짐없이 본다. 그중 최애 영화는 <걸어도 걸어도>,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 <어느 가족>이다. 좀 별로로 생각하는 영화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였는데 이번에 <브로커>가 추가되었다. 현대 사회의 상처 입은 가족의 '재구성 프로젝트'라는 히로카즈의 일관된 추구는 존경받을 만하다. 그러나 별로로 생각되는 작품에서는 스토리가 좀 인위적인 설정이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게다가 다른 작품에 비해서 <브로커>는 지나치게 관객을 몰입시키면서 전형적인 감상주의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아이유는 첫 등장 장면에서의 강렬한 쌍소리로 캐릭터를 힘주어 만들었다가 점점 요조숙녀로 변신시키는 것이 영 어색하며, 강동원은 너무 핸썸하여 도리어 밋밋하다. 마지막에 송강호가 쫓아다닌 불량배를 살해한 것으로 설정한 것은 갑자기 웬 누아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히로카즈의 담론은 언제나 가슴을 훔친다. 그의 다음 영화도 빠짐없이 볼 것을 약속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