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들산들 Nov 27. 2020

'꿈'과 '꿈'

당신에게 꿈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미지 출처: unsplash@jplenio]


얼마 전 인스타에서 흥미로운 글을 발견했다. 바로 한글을 포함한 대부분의 언어에서 잠잘 때 꾸는 '꿈'과 목표, 희망이라는 '꿈'이 같은 단어라는 것이다. 영어의 DREAM 도 그렇고 중국어의 夢도 모두 잠잘 때 꾸는 꿈과 목표인 꿈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너는 꿈이 뭐니?"


어렸을 때 수없이 들어온 질문이다. 장래희망을 물어보는 담임 선생님이,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 어르신들이 자주 질문을 하였고 그때마다 나는 초롱초롱한 눈방울로 "경찰도 되고 싶고, 파일럿도 되고 싶고, 기자도 되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이 질문을 들어본 건 언제였을까? 더 이상 아무도 나에게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하지 않는다. 30대 후반이 된 어른에게는 현실만이 남아 있고 더 이상 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듯하다. 회사에서도 "당신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 "당신의 CDP (경력개발계획 Career Development Program)는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고 꿈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는다. 모두들 꿈은 그저 잠잘 때 꾸는 것이라고만 알고 있는 듯하다.


이제는 우리가 꿈을 얘기하기도 전에 세상은 우리의 꿈에 대해 'OO대학 출신', 'OO회사 출신'이라며 마음대로 그 꿈의 한계를 정해버린다. 어렸을 때만 해도 과학자, 대통령처럼 거창한 꿈을 얘기해야 활짝 웃으며 대견해하던 어른들은 이제 "그만 꿈 깨."라는 대답만 해줄 뿐이다. 어쩌면 우리가 꿈이라는 단어를 마음속 깊숙한 곳에 버려둔 건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모두가 이제는 현실을 직시하라고 해도 혹은 비웃더라도 ‘꿈'이라는 단어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꼭 거창한 게 아니어도 좋다. '1년 동안 얼마 모으기', '다이어트 성공하기', '담배 끊기'처럼 사소해 보이는 것이라고 해도 목표 대신 꿈이라는 단어를 썼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다. "꿈은 막연하게 이루고 싶은 것이고, 목표는 세부적인 계획이나 기한이 있는 것입니다."라고.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꿈과 목표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다르다. 나는 꿈이 우리 가슴을 더 뛰게 만들고 행복하게 해주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경기는 날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고 취업은 갈수록 힘들어져만 가고 희망찬 뉴스보다는 절망적인 뉴스만 넘쳐난다. 그래서 난 더욱더 꿈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힘든 현실 일 수록 가슴속에 꿈같은 일 하나씩은 품고 살아 가야 하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어쩌다 발견한 친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