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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산들 Aug 09. 2021

어른은 혼자가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이미지 출처: unsplah@Matthewhenry>


하루에도  번씩 퇴사 욕구가 샘솟는 요즘,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싶어 카톡창을 열었다가 닫았다. 원래는 " 정말 퇴사하고 싶다."라고 친구에게 하소연을 하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점점 누군가에게  힘듦을 얘기하는  주저하게 된다. 모두가 바쁘고 힘든 시기에 다른 사람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공감을 해주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고민의 종류


나이가 들수록 저마다 고민의 종류가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된다. 학생 때의 고민은 대부분 취업, 연애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를 않았고, 모두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고 힘들 때면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해주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 친구가 소개팅에서 시원하게 차인 날에는 함께 술을 마시며 위로를 해주기고 했고, 회사 면접 준비로 걱정하던 친구에게는 예상 문제와 그에 맞는 답변을 알려주며 용기를 주기도 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들의 고민은 모두 달라졌다. 아이가 있는 친구는 육아에 대한 고민,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친구는 배우자를 찾는 고민, 자영업을 하고 있는 친구는 계속 사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등등.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할 때에도 각자가 일하고 있는 분야, 회사 상황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어려웠다. 예전에는 친구 모임에 나가서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으면 공감과 위안을 얻고 돌아갔지만, 지금은 마치 혼자만 얘기하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친구들 역시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나를 100%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


입사하고 10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려왔고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갖고 싶어졌다. 마음 같아서는 세 달 정도 쉬고 싶었지만 부서의 사정, 매달 빠져나가는 보험료, 생활비 등을 생각했을 때 쉽사리 결정 내기 어려운 문제였다. 휴직이나 퇴사를 할 수 없는 현실과 쉬고 싶다는 이상 속에서 답을 찾지 못했고, 회사 동료에게 하소연을 하고 싶어 메시지를 보냈다.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대학생이 부럽다는 나의 말에 회사 동료는 "학생이니까요."라는 차가운 답변만 해주었다.


모두가 갖고 있는 고민의 종류가 다르고 상대방이 나의 상황을 100% 이해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모두가 각자의 고민을 안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데, 나만 철없는 아이처럼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었던 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모든 사람의 고민은 다르고 세상에 내 고민을 100% 이해해 줄 수는 있는 사람은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들었다.


10년 전 나와 친구들은 학생의 신분을 벗어나 각자 다른 방향으로 길을 걷기 시작했고 멀어진 거리처럼 각자의 생각과 고민도 달라졌음을 느낀다. 어쩌면 어른은 점점 혼자가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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