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들산들 Nov 30. 2022

퇴사를 막아 준 선배의 한 마디

작년 가을에 심각하게 퇴사를 고민했었다. 직장인들은 늘 가슴속에 사직서를 품고 살아간다고 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정말 사직서를 던지기 직전이었다. 불투명한 회사의 비전, 회사에서의 나의 애매한 위치는 점점 자존감을 낮아지게 만들었고 회사에 있는 시간들이 지옥처럼 느껴졌다.


열심히 이력서를 쓰고 헤드헌터와 컨택을 했지만 괜찮은 이직 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내가 가고 싶은 회사는 나를 받아주지 않고, 나를 원하는 회사는 내가 안 가고 싶은 미스매칭 상태가 계속되었다. 당장 퇴사를 하고 3개월이라도 쉬고 싶었지만 이직이 안 되거나 연봉협상에서 불리할까 봐 쉽사리 결정을 내리질 못했다.


고민이 반복되고 답답한 마음에 몇몇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직장 내 선배와 동기들, 퇴사한 선후배까지 카톡과 전화로 고민 상담을 하였다. 하지만 고민 상담을 해도 좀처럼 해답은 보이지 않았다. "넌 성실하니까 잘 될 거다."라고 말해준 친구, "어떤 선택이든 응원한다."라고 말해준 회사 동료의 응원은 잠시나마 힘이 되었지만 금세 다시 고민의 늪에 빠지게 했다.


'나는 인생의 중요한 문제를 왜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고 있는 걸까? 도대체 나는 어떤 대답이 듣고 싶어서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는 걸까?'



따듯한 말 한마디


그러던 중 한 선배의 조언을 듣고 내가 어떤 말을 듣고 싶어 했는지 바로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퇴사하고 직장을 구하는 게 어려운 건 맞아. 근데 네가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걸 보면 분명 뭔가 힘든 일이 있고 버티는데 한계가 온 것 같은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했던 건 지금 상황에서 정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감 섞인 따듯한 한 마디를 듣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선배의 진심 어린 한 마디에 큰 위안을 받고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동안 얼마나 주변 사람들에게 힘이 되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심각하게 퇴사를 고민한 지 1년이 지났다. 선배의 따듯한 말 한마디 덕분에 나는 조금 더 버틸 힘을 얻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직에 성공하게 되어 전보다 좋은 조건에서 좋은 사람들과 일을 하고 있다. 지금도 가끔 선배의 그 한 마디가 귓가에 맴돈다. 나의 모든 상황을 꿰뚫어 보고 나에게 큰 힘이 되어준 그 한 마디. 나 역시 주변 사람들이 힘든 상황이 되었을 때 그들의 고민과 힘듦에 공감해 주고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미지 출처: unsplash@priscilladupreez>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