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좋은아침 Mar 10. 2024

빨간 열매 04- 엄마표 이야기

04 새로운 친구가 올까?

빨간 열매 표지- 아홉 살 쫑

잠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침해가 떠올랐다. 평소라면 학교에 가느라 바쁜 종현이지만 오늘은 일곱 시가 되어도 종현이가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고 있는 있는 종현이의 얼굴을 오동통한 꼬리로 건드려보았다. 아무리 건드려도 일어나지 않은 종현이가 신기해서 더 세게 꼬리로 얼굴을 쳤다. 찰싹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종현이가 움찔거린다. 나는 종현이를 깨우기를 포기하고 부엌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종현이는 좀 더 자게 해 두자. 오늘 놀이공원 가면 많이 피곤할 거야.”     

“그래, 그렇게 하자. 종현이가 이번에도 인형을 사달라고 할까?”

“그러려나?”     


종현이가 일어나지 않은 것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마음이 콩닥거렸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가득한' 나의 고향을 떠올리니, 진열장에 나란히 앉아 있던 친구들이 생각났다.     


‘친구들은 잘 있을까? 내 소식을 궁금해하는 친구들이 분명 있을 텐데.’     


종현이가 친구를 데리고 올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놀이공원을 다녀오면 피곤할 종현이와 엄마, 아빠를 위해서 침대를 가지런히 정리했다. 깔끔쟁이 엄마가 이미 청소를 해 놓았기 때문에 정리라고는 통통한 몸으로 침대 위를 이리저리 구르는 것뿐이었다. 열심히 구르다 보니, 어제 먹은 빨간 열매가 소화가 되었다. 소화가 다 되면 늘 방귀를 뀐다. 누구 베개 위에 방귀를 뀔까 고민하다가 슬그머니 종현이 아빠 베개 위로 올라갔다.    

 

‘뿡...... 우우웅.’     


있는 힘껏 배에 힘을 주니 방귀소리도 그만큼 커졌다. 종현이 아빠가 자신의 베개에서 냄새가 난다고 할 때가 많다. 냄새난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미안하지만, 이상하게 종현이 아빠 베개 위해서 방귀를 뀌면 기분이 좋아진다.  

   

룰루랄라 방귀를 뀌고 종현이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시간이 빨리 갔으면 해서 숫자도 세어보고, 노래도 불러보았지만 생각만큼 시간이 빨리 가지 않았다. 기다림은 설레지만 피곤하게 만들기도 한다. 까무룩 잠이 들었다.  


‘띠띠띠띠’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리고, 종현이네 가족이 들어왔다. 시끌벅적해져서 눈을 뜨고 방에서 귀를 기울였다.


'과연 종현이가 친구를 데려 왔을까?'    


to be continued


아홉 살 쫑은 여전히 방귀와 똥 이야기를 좋아해요. 웃기지도 않은 상황에서 '똥과 방귀' 단어만 들어도 자지러지게 웃는 뇌가 아주 순수한(?) 아이랍니다. 


그런 아들에 맞게 아빠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장난을 치곤 해요. 서로 방귀를 무기 삼아 공격을 해대기도 합니다.(앗, 쫑과 남편이 이 글을 보고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요?) 


쫑의 주특기 무기(?)는 장난치는 아빠를 향해서 아빠 베개 위에서 방귀 뀌기예요. 더럽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희 집은 그냥 웃고 넘깁니다. 쫑이 친질라가 아빠 베개에 방귀를 뀌었으면 좋겠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해서 쓴 부분이에요.


엉성한 글이지만, 색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색다른 기분이 드네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