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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아침 Mar 11. 2024

빨간 열매 05-엄마표 이야기

05 새로운 친구 물개 등장

빨간 열매 표지 by 아홉살 쫑 

모두들 잠들 때까지 자는 척을 했다. 또렷한 정신으로 눈을 감고 있으려니 평소보다 힘들었다. 종현이 엄마가 잠들고, 코 골기 대장 아빠가 잠들고, 마지막으로 종현이가 눈을 감았다. 모든 사람들이 잠든 것을 확인한 후, 밭에서 무를 뽑듯 내 몸을 일으켰다. 무게가 얼마 나가지 않아서 작은 소리조차 나지 않는 나였지만, 오늘은 더 조심스레 일어났다.

        

‘아, 모두들 자네. 배고파. 오늘도 빨간 열매를 먹을 수 있을까?’     


종현이의 베개를 살짝 들어 올렸다. 오늘도 빨간 열매가 놓여있었다. 하루종일 자느라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새빨간 열매를 입안에 통째로 넣었다. 오늘은 열매가 어제 보다 더 맛있었다.     


‘오늘은 종현이가 어떤 일을 했을까?’     


눈을 조용히 감고, 종현이의 하루를 떠올려 보았다. 놀이공원에서 신나게 돌아다니는 종현이가 보인다. 여름을 앞둔 시점이라서 날씨가 더운데도 불구하고 종현이는 짜증 한 번 내지 않았다. 종현이의 이런 모습이 예뻐서 인지 함께 간 종현이 할아버지가 종현이에게 인형을 사주셨다.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평소에 부끄러움을 잘 타서 ‘고맙습니다’를 입밖에 잘 내지 못하는 종현이었지만, 오늘은 큰소리로 고맙습니다를 외쳤다. 역시, ‘고맙습니다’를 큰소리로 말할수록 빨간 열매가 더 맛있어진다.  

    

빨간 열매를 다 먹은 후, 다시 한번 모두 자는지 확인하고, 폴짝 침대 아래로 뛰어내렸다. 친구를 데려왔지만 침대에 없는 것을 보니, 거실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깔끔쟁이 종현이 엄마는 목욕을 시키기 전에는 분명 친구를 거실 소파에 두었을 것이다. 다행히 방문이 열려 있어서  쉽게 안방을 나왔다.     


‘어디 보자. 분명 친구를 데려왔다고 했는데, 어디 있지. 어,’     


알록달록 무늬가 있는 물개 한 마리가 소파 위에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누군가 가까이 오는지도 모르고, 물개는 자고 있었다. 친칠라사 가까이 다가가서 물개의 꼬리를 툭툭 건드렸다.  

   

‘저기, 야, 물개, 일어나 봐. 어이 뚱뚱이 물개, 어이, 어이, 어이’     


아무리 꼬리를 건드려도 일어나지 않자. 친칠라는 큰소리로 물개 얼굴에 소리를 질렀다. 깊은 잠에 빠져있던 물개는 그제 서야 눈을 떴다.


‘으으으으, 누구야? 푹 자고 있는 물개님을 깨우는 게 도대체 누구야?'


to be continued 


오늘은 새로운 친구 물개가 등장했어요. 시부모님과 놀이공원에 함께 갔는데 쫑이 짜증부리지 않고, 잘 돌아다닌다고 해서 아버님이 선물로 사준 인형이에요. 


오늘도 빨간 열매가 생겼는데요. 바로 쫑이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해서예요. 저는 쫑이 자신의 잘못에는 '미안합니다.' 감사한 일에는 '고맙습니다'를 잘 하는 아이로 컸으면 좋겠어요. 


어른이 되고 보니 이 두 말의 무게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저는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 말들이라고 생각해요.


오늘도 글을 올릴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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