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의 <김광석 살인> 주장 명예훼손 무죄판결
언론자유와 가짜 뉴스
김광석은 아내에게 살인당했다?
자신의 영화 <김광석>과 언론을 통해 고(故) 김광석의 부인 서해순 씨가 김광석과 영아를 살해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서해순 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민사에서 1억 원 손해 배상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이상호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형사재판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상호 형사 1심 무죄
나는 자칭 타칭 '정의로운 기자'가 아니라 그 누구라 하더라도 개인의 심증만으로 다른 누군가를 '남편과 자식을 살해한 여자'라고 몰아붙일 자격은 없다고 본다. 마음껏 싸질러놓고 '저널리즘'을 방패 삼아 '공익적 목적'과 '고의성 없음'으로 교묘하게 빠져나가기에는 피해자의 상처가 너무 크다. 악질이다. 민사와는 법리 해석이 다를 수 있기에 1심에서 형사상의 처벌을 피한 것이지만 그의 무책임한 거짓말이 참말이 된 것은 아니다.
가짜 뉴스 처벌법
한국기자협회·한국신문협회·신문방송편집인협회는 며칠 전 언론 보도 민사소송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상법 개정안'을 폐기하라는 의견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 거짓 보도에 대한 처벌 강화 입법시도에 대해 이들은 "언론에 대한 규제는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언론의 위축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고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악의적 명예훼손과 조작된 가짜 뉴스가 판치는 세상에서 '저널리즘'이 엄폐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오용되어서는 안 된다. 정경심은 '애꾸눈'이라는 인격모독에 저항할 권리가 있고, 서해순은 '남편살인자'라는 마녀의 누명에서 벗어날 권리가 있다. 이들을 매도했던 자들은 책임을 져야 하고 거짓을 유포한 언론은 5배의 징벌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명예를 파탄시키고 국민을 현혹하는 말세적인 군상들을 단죄하는 것은 '언론 규제'가 아니라 바람직한 '언론 회복'이다. 이것은 '서해순' 대 '이상호', '조국' 대 '태극기', '진보' 대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진영'의 문제가 아닌 '가치'의 문제다. 최소한 조국 일가에게 가해진 부당한 언론 공격에는 분노하면서 이상호의 '명예훼손' 무죄판결에는 '축하'를 보내는 '진보'의 자가당착에는 빠지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