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퇴근 오 분전 Dec 17. 2020

<걸어 다니는 어원사전>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shit(똥)의 어원은 게르만어 skit이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기원전 4000년 원시 인도유럽어 skhei이다. 그 뜻은 '가르다, 떼어내다'였다. 아마 배설물은 '몸에서 떼어내는 것'이라는 발상인 듯하다. 현대 영어의 shed(떨어 뜨리다)와 schism(분리)도 같은 어원이다. 그런데  이 원시 인도유럽어가 이탈리아 쪽으로 건너가서는 '가르다, 구별하다'의 뜻으로 쓰였다. 구별할 수 있으면 아는 것. scire(알다)가 되고 여기서 '앎'을 뜻하는 라틴어 scientia가 나왔고 영어의 science가 되었다. 어원적으로 '과학'은 곧 '똥'이다.

'언어'와 사랑에 빠진 어원 전문가인 저자에게 단어의 기원과 유래를 묻는 실수를 한다면 두 시간 동안 꼼짝없이 잡혀서 설명을 들어야 한다. 방문으로 도망가는 친구를 붙잡아 앉혀놓고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단어의 연결고리를 알려준다. 설명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 틈을 타서 친구는 겨우 창문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이런 일이 거듭되자 가족과 친구들이 진지하게 모여 조치를 강구한다. 정신병원으로 보내는 것은 형편상 어려우니 어쩔 수 없이  출판업계에 도움의 손길을 구하기로 했다. 그 결과로 나온 책이 < 걸어 다니는 어원사전>이다.

뭔가 돌아가는 세상사가 맘에 들지 않고 답답할 때, 점점 날카로워지는 내가 짜증 날 때, 지켜보는 마누라의 인내심의 한계가 느껴질 때, 만사를 잊을 만큼 웃기고 재미난 책 한 권 들고 조용히 잠적하기!  " 재치 있고 박식하다. 알아두면 쓸모없는 신비롭고 유쾌한 교양서" -인디펜던트-

작가의 이전글 김봉현과 검사님들의 “ 1도. 2부. 3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