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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안 Jun 26. 2024

일주일에 하루, 온전히 쉬기가 이토록 어려운 건가



일주일에 하루 온전히 쉬기가 이렇게 어려워야 하는 일인가. 이제 한계가 온 건지 가슴이 턱 막혀온다. 스트레스가 제대로 분출이 안되고 쌓여가는 듯하다. 아무리 특별한 행사기간이라 해도, 굳이 딱 하루 쉬는 날까지 나와서 일하는 게 맞는 걸까? 이해를 하려 해도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이날 마침 휴일에 일도 하니 점심식사나 다같이 하자고 온 공지. 오전에 출근한 것만 해도 한껏 억누르고 참고 있는데 점심이라니. 거기에 식사 후 카페까지. 차라리 일찍 가는 게 백번이고 더 낫건만. 나는 하염없이 시계를 보고, 애써 표정 관리를 하고, 마음을 한 번 더 누른다.



일주일에 하루라도 온전히 쉴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누군가는 그게 보장이 돼도, 분명 다른 부분이 힘들 거다 - 라며 지금 있는 곳에 만족하라 한다. 그러나 쉬는 날 온전히 쉬지 못해 쌓이는 이 피로감과 답답함과 화가 이제는 적정 수위를 넘어선 듯하다. 기계의 한 소모품이 된 것 같고, 감정이 사라진 노예가 된 것 같은. 필라멘트가 끊어진 전구처럼 암전된 느낌.



그러나 나는 이러한 상황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 남은 1년 6개월을 버틸 수밖에 없다. 일주일 중 하루는 업무를 떠나 온전히 쉴 수 있는 시스템. 이게 그리 어려운 건가? 필요에 따라서는 언제든 침해받아도 되는 건가?



일단 이해할 수 있고 없고를 떠나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마음을 지킬 것인지, 재충전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당장 환경을 바꿀 순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어떤 액션을 취할 것인가, 어떻게 예민함과 피폐함을 달래고 몸과 마음을 느슨하게 해 줄지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 7월에는 여름휴가가 있다. 휴가가 있다는 게 또 어딘가. 감사한 것들을 찾자. 아주 작은 거라도. 부조리한 상황 속에서도 감사한 것들은 있을 테니까. 감사한 것들을 적어 내려가며, 답답한 이 마음을 잘 달래 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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