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란 Nov 22. 2021

당신에 대한 고찰_3

아름다운 당신을 만나서 다행이다


처음부터 당신은 나에게 먼저 다가온 사람이다.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라는 익숙함이 아마 당신을 좀 더 바라보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곳은 내 평생 접점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들과 접점이 생기는 공간이듯,
당신과의 대화에서 우리의 접점이 생겼다.
가끔은 우리의 대화에서 서로 알고 있는 사실을 이야기할 때면 내심 기뻤던 것 같다.
아니 기뻤다.

당신은 내가 알지 못했던 점을 깨닫게도 해주고,
내가 잊고 지내던 감정을 다시 살려주기도 했다.
어쩔 때는 죽고 싶던 나를 잠깐이나마 살려주기도 했다.
가끔 당신에게 빚진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아마 당분간은 그럴 테지.

나도 모르게 당신에게 기대지 않았나 반성을 하게 된 적도 있었다.
몇 번의 익숙함과 편안함을 가졌기에 가끔 침묵이 공간을 잠식할 때면 나도 모르게 당신을 바라보고는 했다.
무언의 도와달라는 의미였을까,
였을까는 무슨 맞다. 당신에게 도움을 받고 싶었다.

한 번은 당신이 감정과 상황에 취해서 흔들거리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그 모습마저 편안하게 느껴진 내가 미안하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말에 또 나도 괜찮다 생각했다.
어쩌면 굉장히 큰 실례를 범한 것일 수도 있는데.
지금이라도 당신에게 한번 더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편안함을 줌에 감사하며 미안하다.

우리는 앞으로 더 몇 번의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앞으로 더 몇 번이나 서로를 볼 수 있을까
어떤 행동의 계기 가운데 ‘우리’라는 단어를 언제까지 사용할 수 있을까?
사실 몇 번이고 더 나를 불러달라 이야기하고 싶다.
연락은 귀찮은 것이라고 치부하는 나에게 먼저 전화해달라고도 하고 싶다.

나는 이제 이곳에서 도망치지만,
그래도 당신이 허락한다면,
가까운 곳에서 한번 더 보고 싶다.
주관적으로 판단하기는 싫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건대 가장 아름다운 당신을 만나서 다행이다.
오늘만큼은 당신의 아름다움과 편안함에 인사를 하고 싶다. 안녕.

작가의 이전글 당신에 대한 고찰_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