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란 Jan 26. 2022

당신에 대한 고찰_4

오늘의 당신도 이쁘다, 당신의 눈에서 별이 보인다.

아마 나와 비슷한 시간을 걸었던 누군가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면,
불과 몇 개월 전까지의 나는 그냥 가벼운 목례와 그 사람을 눈에서 잊고 머리까지 집어넣지 않았을 게 뻔하다. 지금까지 그래 왔고,
당신이 나에게 인사를 건넸을 때 나도 모르게 괜한 기대를 가지고는 했다.
수줍게 웃으며 보이는 입가와 여린 손가락들이 당신을 이야기해서
미안하게도 나는 당신이 누군지 한 번에 맞출 수 있었다.

웃으면 빛이 난다는 게 어떤 건지는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당신을 보니 한 번 더 알 것 같다.
당신은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나를 힘들게 할 정도로 당신은 너무 밝게 빛났다.
그 속이 어두운지, 아니면 어떤 색을 가지고 있는지 나는 아직 모르지만,
적어도 내가 바라본 당신은 눈부시게 빛났다.
가끔 그 빛을 너무 잡고 싶어서 다가갈까 고민도 했다.
그래 솔직하게 고민을 했다.
한 발자국 다가서려다 내가 잡기에는 너무 고귀한 빛인가 싶어서 바로 돌아섰다.
그냥 지금으로도 만족했었다.
눈부시게 빛나는 사람이 내 옆에 있다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당신이 읽어주는 글과 목소리는 나를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다.
당신은 늘 처음이라는 말을 덧붙이고는 했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해 주고 싶은 당신의 장난인지, 아니면 정말 날 것 그대로의 발음처럼 처음인지, 뭐든지 간에 당신의 처음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그리고 그 처음 안에 있는 모든 글자들은 날 설레게 할 정도로 아름다운 문장들이었다.
어쩔 때는 질투가 날 정도로 궁금한 문장들이 가득해서 시기심을 키우기도 했다.
물론 그 순간만 그랬고 지금은 그저 이 글을 쓰는 사람이 당신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몇 마디 나누지 못한 당신과의 대화에서 나는 행복한 상상을 했다.
그 대화 속 글자들을 풀어가는 시간도 감사했다.
당신의 모든 걸 알고 싶지만,
여기까지의 시간도 행복하기에 더 큰 욕심은 내려놨다.
사실 내려놓은 건 아니고 그냥 물음표 하나 붙였다 가겠다.

고개를 숙이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당신에게 묘한 웃음을 봤다.
그때는 궁금했고 지금은 안다. 눈부시게 순수한 그 마음을.
앞으로도 궁금하고 변하든 변하지 않든 당신의 마음이니 그냥 당신 마음 한 곳에 이 글을 가지고 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가 바라본, 나만 바라본, 나만 보고 싶은 그 웃음도 같이.
오늘 하늘의 별이 이쁘다. 낮에도 별이 보인다.
오늘의 당신도 이쁘다, 당신의 눈에서 별이 보인다.

작가의 이전글 가끔은 당신의 첫 서른은 어땠는지 물어보고 싶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