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플레이 독점작
요즘 진지한 고민은 콘텐츠 편식이 더 심해졌다는 거다. 좋아서 볼 때는 정말 안 가리고 열정적으로 찾아봤는데 이젠 진짜 보고 싶은 게 아니면 안보니까 어쩔 수 없나 싶다. 최근에 본 시리즈들은 죄다 여성 인물의 드라마 장르뿐인 듯.
쿠팡 와우를 가입하면 쿠팡 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작품 수가 적을 것 같기도 하고 원래 콘텐츠를 다루던 회사가 아니니까 재밌는 작품이 있겠어? 하고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최근에서야 깔아봤는데 의외로 풀이 괜찮았다. 작품 수는 적은데 알차달까 괜찮은 독점작들이 꽤 있었다. (물론 이를 위해 가입할 정도인지 까지는 의문인..)
HBO BBC 작품들이 꽤 들어와 있었고 다른데서 보기 힘든 CW 작품들이 많아서 신기했다. 옛날에 재밌게 봤던 작품들도 모두 들어와 있어서 반가웠던.
그래서 봤던 러브 라이프 (Love Life, 2020). HBO에서 2020년에 내놓은 ott HBO max 오리지널 작품이다. 그래서 한 시리즈의 회차도 10개. 나는 안나 켄드릭 주연이라 봤다. 안나 켄드릭은 늘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역할을 주로 하니까. 연기 톤이 좋아서 새로운 작품이 나오면 찾아보는 편이다.
제3자인 내레이터가 극을 끌고 가는 형태다. 좀 유행 지난 뻔한 형태 아닌가 했는데 나쁘지 않았다.
회차마다 그녀가 만났던, 그녀의 삶에 영향을 미친 사람들이 한명씩 등장한다. 그래서 타임라인을 이리저리 오가기 때문에 내레이터가 있어서 좀 더 쉽게 이해되는 느낌. 어렸을 때 짝사랑했던 사람이 나오기도 하고, 성인이 되어서 데이트 한 사람이나 친구, 혹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무조건 남녀 간의 사랑 얘기만은 아니고 가볍고 재밌어 보이지만 생각보다 진지하게 주인공의 인생에 대해 들려준다. 물론 기본적으로 로맨스가 등장하니까 재밌다.
이런저런 사랑하는 사람, 인연을 거쳐 마지막에 결국 알맞은 짝을 만나게 된다.
이 시리즈가 좋았던 건 그녀가 만난 남자들이 그녀의 선택에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대가 어떻든, 어떤 영향을 미치든 자기 커리어를 열심히 쌓아서 미술계에서 꽤 괜찮은 사람으로 발전해 있다던가. 아이가 생겼지만 자신이 낳고 싶어서 낳고, 결혼하지 않은 채 아이를 잘 키워나간다.
사랑하는 사람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기 자신만을 위한 선택을 한다는 점이 제일 좋았달까.
배우 이미지와 딱 어울리는 캐릭터였다. 현명하고 사랑스럽고 반짝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