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M(Kommunikation och Medier) Symposium
KOM은 Kommunikation och Medier(Media and Communication의 스웨덴어)의 약자이며, 룬드대학교의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석사 과정을 말할 때 주로 쓰인다. KOM Symposium은 매년 2월 초-중순에 열리는 KOM 프로그램의 가장 큰 규모의, 대표적인 학술제 행사이다. 올해는 2월 10일에 개최되었다. 2학년 학생들이 졸업 논문 계획을 발표하고,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초첨이 맞추어져있다.
1학년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심포지엄을 참관할 수 있고, 원한다면 코멘테이터(Commentator)로 참여할 수 있다. 2학년 학생들도 원하면 참여가 가능하지만, 발표를 해야하기 때문에 거의 신청은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코멘테이터는 쉽게 말해, 에세이의 peer reviewer의 역할을 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코멘테이터가 되는 법
심포지엄 조직위원회로부터 코멘테이터 신청 안내 메일을 받은 후, 참여 의사를 밝힌 답장을 보낸다. 그러면 약 3주 후, 구체적인 신청 안내 링크를 받을 수 있다. 해당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2학년 학생들이 계획하고 있는 졸업논문의 토픽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을 보고 관심이 있는 토픽에 선착순으로 이름을 적어 코멘테이터 신청을 한다. 그러면 일주일 내에 코멘테이터 확정 안내 메일과 함께 코멘트를 할 논문의 Abstract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이게 다가 아니라 심포지엄 3일 전, 2000-3000 단어 정도의 발표 자료(working paper)를 미리 받아서 코멘트를 사전에 준비할 수 있다.
같은 학년의 친구들 중, 코멘테이터 신청을 주저주저 하다가 결국 선착순으로 마감이 되어 신청하지 못한 학생들이 몇 있었다. 혹시 이러한 기회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코멘테이터로 참여할 것을 반드시 추천하고 싶다. 먼저, 1학년 학생들도 결국엔 졸업논문을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코멘테이터로 참여하면서 어떤 식으로 2학년 학생들이 졸업논문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고, 발표의 흐름은 이런 식이구나 감을 잡을 수도 있다.
다음으로, 코멘테이터의 중요성이다. 첫 학기에 Peer review process를 경험해볼 수 있었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나 심포지엄의 코멘테이터는 연구 및 논문 작성 계획에 대해서 코멘트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방향성을 잡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학년인데 내 의견이 무슨 영향을 미치겠나 생각할 수 있지만, 판단은 논문을 작성하는 당사자가 알아서 할 것이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도움이 될만한 코멘트들을 준다면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당 경험을 CV에 넣을 수 있다는 점도 있다. CV를 작성하다보면, 경험 한 줄을 작성하기가 참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그런 측면에서 코멘테이터로서 심포지엄 참여를 명시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꽤 의미있어 보인다.
1) 9:00AM - 10:00AM | KEYNOTE SPEAKER
외부 교수님을 초청하여 특강을 듣는다. 특히 올해는 팬데믹과 관련된 미디어 이슈를 주제로 한 특강이여서 매우 흥미롭게 잘 들었다.
2) 10:15AM - 12:00PM | EXCELLENT THESES ALUMNI PANEL
KOM 프로그램에서는 매년 5-6개의 우수 졸업논문을 선정하여 책으로 묶어 발간한다. 해당 순서는 우수 졸업논문을 작성한 동문들(2020년 6월 졸업생)을 초대하여, 각자의 졸업 논문에 대한 간략한 발표를 하는 것이다. 당장 졸업논문을 작성해야하는 2학년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번에 우수 논문으로 선정된 졸업논문을 작성한 학생들이 모두 아시아계 학생이었다는 것이다. 학과 최초라고 하던데, 그만큼 그 학생들이 얼마나 노력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고, 정말 의미있는 기록인 것 같았다.
3) 1:00PM - 5:00PM | 2ND YEAR STUDENT PANELS
2학년 학생들이 한 학기동안 작성할 졸업논문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는 순서이다. 한 학생의 발표에 총 35분 가량이 소요된다. 구체적인 시간 분배는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1) 발표 10분
(2) 학생 코멘테이터 5분, 이에 대한 발표자 답변 5분
(3) 스태프 코멘테이터 5분, 이에 대한 발표자 답변 5분
(4) 자유 질문, 답변 5분
35분이라고 하면 시간이 꽤 길어보이지만, 발표자는 어떻게 해서든 유용한 코멘트를 하나라도 더 받으려고 하고, 코멘테이터들은 어떻게든 코멘트를 하나라도 더 하려고 하는 다들 열의에 찬 상태이다보니, 생각보다 이 시간이 굉장히 짧게 느껴진다. 이번에는 총 3개의 미팅 룸(PANEL A, PANEL B, PANEL C)이 개설되었다. 미리 나온 스케줄표를 보고, 시간에 맞춰 미팅 룸을 옮겨다니며 원하는 발표를 들을 수 있다. 대신 코멘테이터들은 자신의 순서가 끝난 후, 미팅 룸을 옮기는 것이 안전하다.
4) 5:00PM - 6:00PM | BOOK LAUNCH
2020년 6월 기준 졸업생들의 졸업 논문 중 우수 졸업논문을 묶은 책의 발간을 축하하고, 무사히 심포지엄을 마친 것을 자축하는 순서이다. 온라인이기 때문에 각자의 집에서, 각자 알아서 마실 것을 준비하고 스크린을 향해 건배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장장 9시간에 걸친 긴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은 꽤 도전적이었다. 특히 필자를 포함, 심포지엄이 처음인 학생들에게는 노트북 앞에 그 오랜 시간을 계속 앉아있는 게 상당히 어려웠다. 그래서인지 행사 후반으로 갈수록, 일부 학생들이 카메라를 꺼두거나 참여인원 자체가 줄어들기도 했다. 오프라인 행사였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 같아 그 점이 참 아쉬웠다. 또한, 굳이 심포지엄이 아니더라도 줌 미팅을 이용하면 종종 발생하곤 하는 화면 공유의 기술적 오류, 실수로 음소거를 하지 않아 발표를 방해하는 노이즈 등, 심포지엄 자체의 아쉬움이라기보단 온라인 포맷의 아쉬움이 많았다.
하지만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졸업생 동문 발표 시에, (스웨덴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거주 중인 학생들도 어려움 없이 쉽게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팬데믹 상황을 제외하고서라도, 이미 다른 나라에서 구직 중이거나 근무를 시작한 동문들이 있었는데, 만약 오프라인 행사가 개최되었다면 그 동문들의 발표는 듣기 어려웠을 것이다.
내년 심포지엄에는 필자도 논문 계획 발표를 해야한다. 입학한 지도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졸업논문에 대한 부담감은 성큼성큼 다가오는 기분이다. 하지만 심포지엄이 졸업논문 작성, 아니 최소한 계획을 세우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했으니, 내년 심포지엄을 걱정하기 보단 기대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
내년에는 원래대로 오프라인 행사가 개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크린이 아니라, 고생한 서로를 바라보며 건배를 외치고 싶고, 나의 발표에 대해 코멘트를 해줄 코멘테이터들과 눈을 보며 대화 다운 대화를 나누고 싶다. 부디 그렇게 되길 기대한다.
커버이미지 Cover image (Photo:Simon Paulin/imagebank.swed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