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대학에 합격한 당신이 출국 전까지 해야하는 "TO DO LIST"
4월 9일, 드디어 2021년 가을학기 입학 스웨덴 대학 입학 결과가 발표되었다. 합격하신 모든 분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드린다. 같은 상황에 있었던 것도, 같은 감정을 느꼈던 것도 나에겐 벌써 일년 전의 일이 되어간다. 출국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것 같아 보이지만, 느껴졌던 것은 시간이 정말 '날아갔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짧다면 짧은 합격부터 출국까지의 기간, 설렘이 넘치는 이 시기에, 설렘을 감당하느라 챙겨야 할 것들을 놓치지 않도록, 스웨덴 예비 유학생들에게 몇 가지를 추천해 보려고 한다.
그대는 조건부 합격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보통 거주허가를 포함한 행정 처리들이 학비 납부가 확인되고 난 후부터 진행되기 때문에, 사실상 학비 납부가 모든 것의 시작이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조금 헷갈렸던 부분이 있어서 공유하고자 한다. 당시 학비 납부 마감일은 다가오는데, 장학금 결과가 아직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학비가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생각하던 상황이었다. 학교에 문의해보니, "장학금을 받게 될 경우, 납부하지 않아도 되었던 금액만큼 다음 학기 학비가 감면된다."라고 답변을 받았다. 그래서 더이상 지체 없이 학비를 바로 납부했다. 따라서 이번에 장학금을 지원하시는 분들도 납부해야 할 학비는 바로 내시면 될 것 같다.
다음으로는 방금 언급했던 장학금 신청이다. 대부분의 경우, 합격한 프로그램이 입학 지원에서 1순위였던 경우에만 장학금 신청 자격이 된다. 장학금 신청은 학교마다 시기가 다르다. 애초에 입학 지원서와 장학금 지원서를 함께 받은 곳도 있고, 합격 발표 이후로 장학금 신청을 받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룬드대학교는 후자에 해당한다. 룬드대학교에서 한국 학생들이 신청할 수 있는 장학금은 'LUGS(Lund University Global Scholarship)'이다. 해당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통 입학 지원서 낼 때의 Motivation Letter와는 달리, 학업과 관련된 나의 성취도와 배경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장학금 신청서인만큼 '장학금'을 왜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하니, 신청하실 분들은 이에 유의해서 신청하면 좋을 것 같다.
대부분의 스웨덴 대학들은 학비 납부 대상 국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숙사를 보장해주고 있다. 룬드대학교의 경우, 기본적으로 LU accomodation(https://www.luaccommodation.lu.se/)을 통해서 기숙사를 보장받게 된다. 하지만 반드시 이곳을 통해서만 기숙사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외에도 AF Bostäder(https://www.afbostader.se/), 페이스북 커뮤니티 등 다른 선택지들도 있다. 하지만 우선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을 신청해놓고(나중에 룸 오퍼를 받지 않으면 된다.), 다른 선택지들을 추가로 찾는 것이 안전하다.
중요한 것은 반드시 데드라인을 지켜서 신청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주변에 데드라인을 깜빡하고 놓쳐서 기숙사 보장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꽤 있었다. 따라서 가능하면 어플리케이션 오픈 시기에 맞춰서 바로 접수하는 것을 추천한다. 2021년 가을학기 입학 기준 Lund accomodation 기숙사 신청은 해당 홈페이지에서 5월 3일에서 10일까지 가능하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선택할 수 있는 기숙사 종류가 꽤 많기 때문에, 미리 우선순위를 정해두는 작업이 필요하다. 시스템상으로 1순위부터 5순위까지 신청하도록 되어있다.
*첫 기숙사 선택이 중요! 실제 후기를 들어보자!
첫 기숙사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 3개월 전 미리 통보하고 다른 곳을 구해 이사를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이사라는 것은 그 자체로도 너무나 고생스러운데, 외국에 나와 이사를 다니는 것은 더 힘들다. 기숙사업체 유튜브 채널에 각 기숙사를 소개하는 영상들도 올라와있지만 사실 그건 홍보성이 강한 것 같다. 기숙사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이 생각보다 많다. 절대 가격만 우선시해서도 안되고, 캠퍼스와의 거리만 우선시해서도 안 된다. 주변에 일정 규모 이상의 마트가 있는지, 센트럴과는 얼마나 가까운지, 집 앞에 버스 정류장은 있는지 등 여러 요소들을 모두 따져봐야 한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재학생, 혹은 졸업생에게 실제 후기를 듣는 것이다. 아는 사람이 없는 경우, 페이스북 학교, 지역 페이지를 통해서 질문을 올리면 아주 열렬한 댓글이 달릴 것이라 예상한다. 혹은 KTH, 예테보리, 룬드로 오시는 분이라면 이 매거진을 통해 질문을 주셔도 좋을 것 같다. 아는 선에서 최대한, 성심성의껏 답변해 드릴 것이다.
학교에서 발송되는 이메일을 항상 주의깊게 보고, 학교에서 신입생을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놓치지 않도록 하자. 이 서비스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정한 'Arrival day'에 맞춰서 가는 것이 좋다. 룬드대학교 2021 가을학기 Arrival day는 8월 16일에서 17일, 총 이틀이다. 이 시기에 맞춰서 오면, 코펜하겐 공항에서부터 기숙사 내 방까지 아주 편하고 안전하게 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장소에서 유심칩 구매, 기숙사 키 수령 등을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이 모두 끝나면 기숙사까지 데려다 준다. 다른 학교들도 명칭은 다를 수 있지만, 픽업 서비스, 웰컴 키트 제공 등 신입생을 위한 서비스를 비슷하게 제공하고 있다.
*웰컴 패키지 구매는 비추!
Arrivial day에 도착하는 학생들, 또는 이후 도착하더라도 기숙사 사무실을 방문하는 학생들은 기본적인 베딩과 타월 등으로 구성된 웰컴 패키지를 구매할 수 있다. 모두 이케아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웨덴 입국과 학교 도착으로 정신없는 시기에, 따로 이케아나 관련 매장을 방문할 필요가 없어 매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좀 지나고 보면, 모두 일괄적으로 구매해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 등이 마음에 들지 않고, 직접 하나하나 선택해서 구매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가격도 그렇게 저렴하지 않다고 한다. 도착 당일에는 아무것도 없는 침대 위에서 잠을 청하게 되더라도, 차근차근 하나씩 마음에 드는 것으로 구매하는 것이 더 만족스러운 소비는 아닐까.
룬드대학교에서는 이외에도 멘토 그룹에 들어갈 수도 있다. Arrival day에 도착하고 나면 필요한 것들을 사고, 거주허가 카드 신청 등을 다 끝내놓아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는다. 따라서 이 시기에 멘토 그룹 활동을 통해, 다양한 국가, 나이, 전공 등 여러 백그라운드의 학생들을 알아갈 수 있다. 사실 수업이 시작하고 나면 다른 프로그램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따라서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고, 스웨덴에 와서도 최대한 많이 만나고 알아가고 싶다면, 반드시 멘토 그룹을 신청하시는 걸 추천드린다. 멘토 그룹은 신청시기가 되면 이메일로 신청 링크가 오니, 이 역시 이메일을 잘 확인하자.
룬드대학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의 경우는 6월에 페이스북 그룹이 먼저 만들어지고 그 후 7월에 왓츠앱 그룹이 생겼다. 나중에 프로그램 코디네이터가 신입생을 위한 정보들과 함께 해당 링크를 이메일로 보내주긴 하지만, 이는 거의 모든 입학생이 확정되었을 때(추가합격까지 결정되었을 때) 보내주기 때문에 거의 8월이 다 되어서야 받을 수 있었다. 따라서 그 전에 미리 커뮤니티가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다. 대부분은 페이스북을 통해서 누군가 "이 프로그램 합격했는데 혹시 만들어진 그룹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올리면서 댓글창에 합격생들이 등장하고, 이를 통해 자체적인 합격생 커뮤니티가 만들어진다.
이런 커뮤니티를 통해 스웨덴 입국 전까지, 친목 쌓기와 더불어 정보 공유도 가능하다. 특히 코로나 시국으로 스웨덴 입국에 관해, 어떤 루트로 가면 좋을지, 어떤 것들이 필요한 지 등 관련 정보가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에 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준비해도 좋을 것이다. 룬드로 오시는 분들은 하단의 커뮤니티도 추천드린다. 룬드 시장님이 직접 관리하는 페이스북 그룹이다.
페이스북 그룹 'International Students in Lund 2021/2022': https://www.facebook.com/groups/320986491706137
팬데믹으로 인해 수업에서 전자기기 사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제는 유학 필수품이 되었다. 아주 좋은 사양은 아니더라도, 곧 수명이 다할 것 같은 노트북이나 핸드폰을 가지고 오는 것은 오히려 예상치 못한 지출 및 고생을 하게 한다. 우선, 전자기기가 고장날 경우, 이곳은 한국처럼 수리 업체나 서비스센터가 많은 것도 아니고, 어떻게 찾아서 수리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린다. 따라서 기존에 사용하던 전자기기를, 아무 이상이 없어보이더라도 서비스 센터에 가져가서 점검받는 걸 추천드린다.
한편,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애플 제품의 경우 한국에서 사는 게 더 비싸서 손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전자기기와 관련 악세사리들(블루투스 마우스, 이어폰, 핸드폰 액정, 케이스 등)이 한국보다 비싸기 때문에 구매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미리 한국에서 구입해 오시는 걸 추천드린다.
*비추하는 전자기기
개인적으로 이북리더기는 추천하지 않는다. 대학원생이 되니 글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호기로운 마음으로 출국 전 이북리더기를 구매해 가지고 왔으나, 이미 수업에서 필수적으로 너무 많은 글들을 읽게 되기 때문에 더 이상 추가적인 활자를 읽을 여력이 남아있질 않다.
합격 발표가 난 4월부터 학기가 시작하는 8월까지, 길다면 꽤 길어보이는 시간은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흘러갈 것이다. 따라서 이 기간동안 스웨덴으로 차곡차곡 모아서 가져올 가족, 친구들과의 추억도 쌓으시면서 준비해야 할 것들은 꼼꼼히 잘 준비해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 시작에 설렘과 준비성이 모두 있다면, 앞으로의 유학생활도 한결 더 수월하지 않을까?
다시 한 번 합격을 축하드리며, 올 해 여름 스웨덴에서 만나길 기대한다.
Välkommen till Sverige,
Välkommen till Sveriges Universitet!
(스웨덴과 스웨덴 대학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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