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올 줄 몰랐어
Time to say goodbye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Netflix였다. 시작은 아주 단순하다. GIGA2로 버전 업 하는 과정에서 리모컨에 N버튼이 생긴 것이다.
신서유기를 다 보고 나면 tving에서 시청 가능이란 안내가 하단에 나온다. 나는 평범한 중년 여성이라서 그것이 그냥 자막 한 줄로 보일 뿐, 남의 나라 얘기로 생각했다.
"요즘은 다들 TV 안 보고 Netflix 본데."
그래 버튼도 생겼으니, 그 세계로 한 번 들어가 볼까?
날이 새는지 몰랐다. 광활했다.
얼마 전 TV를 최신형으로 바꿨다. 리모컨에는 몇 년 전 N버튼이 무색할 만큼 OTT 서비스 버튼이 기본으로 구성되어있다. 거기에 내가 다운로드한 어플까지 더하면 방송국 하나는 거뜬히 차릴 수도 있겠다.
중국 드라마 양대산맥은 WeTV와 IQIYI를 들 수 있다. 물론 MangoTV도 유명하지만, 한국어 번역 수준이 너무 낮아서, 나는 이용하지 않는다.
내가 현재 이용하고 있는 OTT 서비스는 6개 정도 된다. 1년 VIP등록을 하고, 절친 최프로 어머니와 공유하고 있다.
WeTV는, 텐센트 그룹 계열로 우리나라로 치면 CJ급이다. 글로벌 마케팅으로 한국, 인도네시아, 호주, 미국에 별도의 채널이 있고, 그중 인도네시아 시장이 가장 활발해서 중국 현지와 동시 개봉을 한다. 아쉽지만 그 세계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변방이다.
중국 드라마에 빠진 지 3년쯤 되다 보니, 이제 웬만한 대사는 자막을 보지 않고도 가능하다.
스토리도 나름 패턴이 있어서 영화 클래식처럼 빗속을 뛰거나 자전거를 타는 장면은 단골 소재이다.
하지만, 가끔 중국색을 띠는 장면을 보면 좀 불편하긴 하다. 최근 정치적 분위기 탓인지 애국심을 강조하는 내용이 짙어져서 아쉬움이 있다.
어쩌면 이제 하산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림 하나 그리는데 얼마나 걸려요?"
사람들은 시간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초반에 그릴 때는 여러 번 선을 긋고 수정해서 하나 완성하는데 총 2~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하지만, 내가 그리는 방식은 1단계 대략 스케치, 2단계 집중 스케치, 3단계 정밀묘사와 톤 정리로 세분화 되어있다. 한 번에 완성하지 않고 어떤 그림은 그리는 것보다 생각을 더 많이 하기도 한다.
도자기도 마찬가지다. 꼭 거쳐야 하는 단계가 있다.
성형-건조-초벌-유약-재벌.
대학 때는 수천 년 전과 똑같은 방식에 대한 답답함이 있었다. 내가 배우는 학문이 고루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어느 날 그 방식이 나에게 운명적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러니까, 나는 한 방에 무엇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날마다 도전하고, 극복하고, 또 도전한다. 그 과정을 통해, 즐거움을 얻기 때문이다.
"언니는 스스로 발렌도르프를 실현하는 거예요."
2021년 8월, Note20가 단종된다는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더 이상 Note 시리즈는 없다는 것이다.
나의 미온적 태도가 조금 원망스럽게 느껴졌다. 내가 Note의 무한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알렸어야 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나 혼자만 내 세계에서 즐거웠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나의 Note20도 다음 달이면, 2년 약정이 끝난다. 같은 기종을 가졌던 최프로 어머니는 이미 S22로 갈아타셨고, 거기엔 Note는 있지만, S-pen이 장착되어있진 않다고 했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출처: 胡一天啊- 글을 마치며 -
내 배우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언제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배우가 되길 기대합니다.
胡一天. 1993. 12. 26 출생. 중국 배우.
대표작 <치아문단순적소미호> 최근작 <초시공라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