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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A Jul 19. 2024

때가 있는 법

showtime

요즘 들어 내가 남편에게 듣는 말은

어머니 총기가 있을 때 여행 가야 되는데...이다.

아, 나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여행의 즐거움도 설레임도 이제는 없는 것 같고,

무엇보다

내가 잘 찾아 갈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사진 속의 나는 언제나 젊다

11월 전시를 앞두고 고군분투 중인데,

작업이 잘되고 말고를 떠나 서글픈 마음이 가득하다.


별그램에서

누가 중국에서 수입한 좋은 털로 만든 붓이라고 해서

큰 맘먹고 한 세트를 샀는데,

붓이 좋다고 해서 잘되는 게 아니라는 거다.

결국 나는 오래된 예전 붓으로 색칠을 했다

사실 처음에는 붓의 문제라고 생각을 했다.

음, 하지만 곧 알게 되었지.

확대해서 보니, 부엉이 얼굴이ㅋㅋㅋ

마음은 저 넓은 청춘의 바다에 나가 있다.

하지만, 내 손은 더 이상 붓 하나를 휘어 쥘 만큼 세련되지 않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생각마저 들었다.

음, 기술이 썩지 않을 거란 생각은 오산이다.

며칠 전, 청룡기 고교야구에서

전주고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른 퇴근을 하고 우연히 야구채널을 켰더니,

전주고가 벌써 3회밖에 되지 않았는데, 14대 5더라.

Yoon이가 말한 고교 최대어 정우주가

등판을 한 건지 아닌지 분간할 수 없었다.

(정우주 선수는 야구명문 S고에서 전주고로 전학 간 동급생으로, Yoon과 나의 공통 관심사인 인물이며, 나는 기사를 찾아보기 전까지 '전우주'인 줄 알았다.)


9회 말 마무리로 등판한 동급생 친구가

썬크림을 잔뜩 바르고 나와서는,

전 우주를 구했다.

우리는 사진을 보며 한번 더 크게 웃었다.


지리한 장마가 여전히 계속되고,

수험생 시계는 곧 100일을 향해 가고 있다.


비록 고교최대어는 아니지만,

Yoon이 손이 곱다고 말하던 우리만의 에이스는

수능 공부를 시작했단다.

그 아이가 경험했을 수만 가지 감정을 가늠할 순 없지만, 그 결심 하나만은 진정한 에이스이다.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

아들들이여,

화이팅 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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