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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A Nov 04. 2024

T라미숙해

마치 풀리기 직전의 태엽시계가 된 기분이다.

단단히 감았을 때만 해도,

여유로운 오르골이었는데,

D-10


우리는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할까?


나는 여드름이 난 적이 없어서,

Yoon의 붉은 얼굴을 이해하기 어렵다.

(사실 나는 남들과 다른 美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내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은 점선면 이런 거라면, 이해가 될까?)


은근슬쩍 여드름 패드를 이용하면 좋더라 했더니,

잠자고 있던 Yoon이 발끈하더라.

자기가 얼마나 많이 참고 있는데,

엄마가 대충 패드로 때우려고 한다며...

극히 드문 일인데,

나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수능날짜에 맞춰 공진단을 먹이고,

논술 시험날에 맞춰 특강을 신청하고,

도시락메뉴는 뭘로 할까 고민하는

이런 실질적인 일이라고 하면

나는 마치 처음부터 내 일인 것처럼

아주 계획적으로 짤 수 있다.


내 목 주변에는 작은 점들이 30개쯤은 박혀있는데,

레이저시술을 하면 백만원이란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면 다시 생긴다더라.

쌍꺼풀은 남기라도 하는데,

필요가 있나 이런 생각?


다시 생각해 봐도

내가 만일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나는 정약용 선생을 따르면서 실학을 추구했을 것이다.

쉬는 시간에

아이스크림을 먹는 아이들이 해맑기만 하다.

아름다운 시절은 왜 짧기만 한지...

벌써 수능이라니.


화면 속 유일한 소녀는

이번에 KLPGA <최프로>가 되었다.

오전 내내 맘을 조리다가

랭킹순위표 카톡을 보고서 탄성을 질렀다.


나는 항상 여자 축구 경기를 볼 때마다,

<최프로>가 축구를 했으면 벌써 국대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최프로어머니는 나와 다르시다.

당당히 랭킹 3위로 <최프로>를 만들더라.


<최프로>는 친구들하고 홍대 앞에 자주 놀러 가는데,

만약 Yoon이가 H대생이 된다면,

'야, 어디냐? 나 니네 학교 앞인데...'

충분히 이러고도 남는다.

그리고 싶은 그림이다.


아름다운 계절.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묵묵히 며칠만 더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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