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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A Oct 05. 2024

H에게

2025학번

#1

"저랑 바꿔보실래요?"

"아, 네? 네."

 고2 겨울.

아는 학교엄마를 따라서, 중계동 학원설명회를 왔다.

프로필사진의 호리호리한 샘은 어디 가고

2배는 됨직한 강사가 자체문제집을 나눠준다.

내 어디 보기에 수학 아는 사람처럼 보였을까?

음, 표지도 깔끔하고 인쇄도 잘됐네...

바꾼 문제집을 다시 돌려봐도

나에겐 그림.


#2

"확통은 안 한 지 오래고, 기하에 백터가 나오면 못 푼다네요..."

 얼마 전 만난 수학샘에게 나는 앵무새처럼

Yoon이 했던 말을 고스란히 전한다.

 내가 아는지 모르는지,

샘은 연신 나에게 어떤 말을 전하지만,

음... 선생님. 제가 말이죠.


#3

 하필 수능 시험 감독관이 중3 담임이라니..

 수열 문제는 창피하더라도, 다 더하면 나오는 건데, 나는 차마 수학이었던 담임 앞에서 추한 모습을 보일 수 없어, 나름 공식을 썼다가 2점짜리 문제를 틀렸다.

 어쩌면 차석이 수석으로 될 수 있었으려나...


날이 참 좋다.

언제나 그렇지만,

Yoon은 덤덤하다.

내색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오늘이 시작이지만,

마지막이길 기원해 본다.

H에게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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