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랑 바꿔보실래요?"
"아, 네? 네."
고2 겨울.
아는 학교엄마를 따라서, 중계동 학원설명회를 왔다.
프로필사진의 호리호리한 샘은 어디 가고
2배는 됨직한 강사가 자체문제집을 나눠준다.
내 어디 보기에 수학 아는 사람처럼 보였을까?
음, 표지도 깔끔하고 인쇄도 잘됐네...
바꾼 문제집을 다시 돌려봐도
나에겐 그림.
#2
"확통은 안 한 지 오래고, 기하에 백터가 나오면 못 푼다네요..."
얼마 전 만난 수학샘에게 나는 앵무새처럼
Yoon이 했던 말을 고스란히 전한다.
내가 아는지 모르는지,
샘은 연신 나에게 어떤 말을 전하지만,
음... 선생님. 제가 말이죠.
#3
하필 수능 시험 감독관이 중3 담임이라니..
수열 문제는 창피하더라도, 다 더하면 나오는 건데, 나는 차마 수학이었던 담임 앞에서 추한 모습을 보일 수 없어, 나름 공식을 썼다가 2점짜리 문제를 틀렸다.
어쩌면 차석이 수석으로 될 수 있었으려나...
날이 참 좋다.
언제나 그렇지만,
Yoon은 덤덤하다.
내색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오늘이 시작이지만,
마지막이길 기원해 본다.
H에게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