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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효민 May 27. 2023

전과 막걸리가 생각난다면, 동묘 JOHN&MARK

동묘 맛집 탐방기

지난 초가을에 방문한 동묘마케트 @dongmyo_market 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전과 막걸리를 콘셉트로 새로운 가게를 오픈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동묘를 다녀왔다.

가게 이름은 '존 앤 마크' @john_and_mark_dongmyo 로 아마도 '전과 막걸리'가 '존과 마크'로 언어유희 된 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지난 연휴 동안 비가 많이 오기도 했고, 전을 먹은 지 오래되어 기대 한가득 방문.



도착하자마자 힙한 갬성에 설레하며 '소보로 부추전'과 '닭 무침'을 주문하고 함께 마실 술로는 '동동주'와 '수정하이'를 골랐다.

부추전은 고기가 고명처럼 파전 위에 뿌려져 있어서 튀김은 바삭함과 부드러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식감이었다.

닭무침은 고수와 곁들여 먹으니 새콤함과 싸하게 퍼지는 향이 잘 어울렸다.

살얼음 낀 동동주는 음식들의 맛을 더 돋게 해주었고, 수정과에 위스키를 섞은 수정하이도 음식과의 궁합이 좋았다.


가격에 비해 음식량이 많아서 가성비도 좋게 느껴졌다. 둘이서 음식 두 가지를 먹는데도 많이 남아서 막걸리를 한 병 더 추가했다.

'마크 홀리'라는 막걸리였는데 엄청 부드럽고 목 넘김도 깔끔해서 최근에 마신 막걸리 중에 가장 맛있었다.



남은 음식과 술을 먹고 있는데 사장님이 막걸리를 만드는 과정에 나오는 '윗술'을 서비스로 주시는 바람에 음식도 추가 주문.

원래 먹어보고 싶었던 '고사리 링귀니'를 주문했는데 살치살과 고사리의 조합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먼 길을 돌아와야 하는 것만 아니었다면, 다른 술도 더 마셔보고 싶었다. '해창 막걸리'는 꼭 다음에 도전하기로 짝꿍과 결의를 다지고, 그땐 '치즈 김치전'을 시켜보기로.



배가 정말 이러다가 터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겨우 일어나서 밖으로 나왔는데, 날씨가 너무 좋다.

바로 옆에 있는 청계천을 걸으니, 적당히 시원하고 기분 좋게 살랑이는 봄바람이 무척이나 좋다.

맛있는 걸 먹고, 조금은 알딸딸해지는 술도 걸치고, 짝꿍과 예쁜 곳을 걸으니, 행복이 참 멀지 않다는 것을 오늘도 느낀다.

아무렇게나 던지는 농담에 아무렇게나 웃을 수 있는 오늘이 두고두고 떠올라 가끔은 피식 거리며 혼자 조용히 미소 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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