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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송곳 Sep 17. 2019

삶의 질 향상 아이템

돈 쓴 보람이 있다

모두에게 그렇듯 나에게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산 아이템이 있다.

주로 어떤 이들의 말에 홀려 구매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많은 것들은 예쁜 쓰레기, 비싼 쓰레기, 싼 쓰레기 혹은 아직도 개봉하지 않은 미래의 쓰레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이건 잘 샀다! 하는 아이템들이 있다. 30대 나의 삶의 질을 높여준 아이템을 정리해보려 한다. 순서는 상관없음을 알린다.      


1. 샤워가운

샤워가운은 특히 겨울에 힘을 발휘한다.

씻고 몸을 대충 닦고 걸치기만 하면 물기도 금세 마르고 일단 포근하다. 어느 때는 종일 입고 생활할 때도 있다.

이런 나를 보고 엄마는 ‘참 고급지게 살려고 한다’라며 이상하게 쳐다보지만 일단 한번 걸쳐보시라. 그런 말은 쏙 들어가고 완벽한 홈패션으로 정착할 테니!      


2. LED 무드등

어느 날 친구에게 회사 사은품인 무드등을 선물 받았다. 그런데 이 녀석이 머리맡에서 제법 열일을 하는 것이 아닌가?

방에 불을 꺼도 무드등만 있으면 휴대폰 만지기도,

화장실에 다녀오기도, 잠을 잘 때도 편리함은 물론 아늑함까지 준다.

이후 짧은 생을 마감한 사은품 무드등을 보내고

손바닥만 한 LED 무드등을 구입했는데

아주 만족스러운 밤을 보내고 있다.  


3. 블루투스 이어폰&스피커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두 친구들

이동이 잦은 나에게 블루투스 이어폰은

아주 유용한 동반자가 되었다.

충전만 잘하면 선이 엉킬 일도 없으며

시끄러운 곳에서도 차분히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여유를 준다.  잠이 오지 않는 밤에도 유튜브 감상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준 녀석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 아주 왜소한 몸집 탓에 허무하게 잃어버렸고  이내 나는 ‘이건 기회다!’ 하며 더 좋은 녀석으로 주문을 했다.

블루투스 스피커 역시 호캉스를 즐겼던 작년과 올여름에 삶의 질을 제대로 높여준 1등 공신이었다.      


4. 태블릿 PC

주변 모든 이들이 이건 절대 쓰지 않는

제대로 돈X랄이다 라고 말렸던 태블릿 PC

그들의 말을 듣지 않고 기어이 태블릿 PC를 샀던 나에게 박수를!

업무용 메모장은 물론 카페 놀이를 할 때, 노트북 대신 문서 작업도 이 녀석 하나로 모두 해결이 된다.

휴대폰에 깔기 애매한 어플은 모두 태블릿이 담당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올여름, 내 인생 드라마 중 하나가 된 <왕좌의 게임>을

아주 만족스럽게 볼 수 있었다는 것!

게다가 태블릿 PC와 블루투스 스피커의 조합은 환상 그 자체였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구입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5. 노 와이어 브라&브라렛

왜 이것을 이제야 알았을까?

사실 없이 다니는 것이 가장 편하겠다마는

아직은 고지식한 사람들과 나사이의 중간점이라 할까? 와이어가 없고 패드가 얇은 속옷은

움직임도 편안하고 답답함도 적은 것이 그야말로 혁명이다!

일부 여성들은 볼륨이 죽어서 아쉽다고 말하지만

뭐, 죽을 볼륨도 없는 몸은 전혀 상관없다는 사실~

지금은 광활한 인터넷 세상에서 더 얇고 더 편한 속옷을  하이에나처럼 찾아다니고 있는 중이다.           


6. 그밖에

그밖에 삶의 질 향상 아이템은 다양하다.

10개월 할부로 부모님께 바쳤지만 내가 더 자주 쓰는 안마의자

일단 넣고 돌리기만 하면 모든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주는 에어프라이

잠깐의 고통만 참으면 한 달이 행복한 레이저 왁싱

만년 변비 환자였던 나를 화장실로 인도해준 마그네슘

그리고 이 리스트에 살포시 발을 얹은 스팀다리미와

아직 적응기간이 필요한 자동차, 숙성이 까지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힘써주는 이들이 있어

하루하루가 편안하고 편리하고 힘이 된다.  

역시 돈 쓰기 잘했다.

그리고 아직 영접하지 못한 또 다른 아이템을 위해

오늘도 노예처럼 일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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