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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em Kim Oct 02. 2021

How to 연구계획서: 제목은 나중에, RQ 먼저

논문쓰며 배우는 UX

첫 번째 글을 쓴 지도 한 달이 훌쩍 넘었다. 그 사이 연구계획서를 제출하고 면담을 하고, 다시 또 주제를 바꿔서 다시 제출하고 한 차례 면담을 마쳤다. 설마, 내가 완성은 하겠지라는 마음으로 졸논이라는 TO DO를 옆구리에 끼고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오늘은 연구계획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연구계획서의 핵심을 알아보자

부끄럽지만 나도 연구계획서를 내라고 했을 때 무작정 구글에 '연구계획서 양식', '연구계획서 예시'나 쳐보고 있었다. 너무 막연했기 때문에 뭐부터 해야할지를 몰랐다. 연구계획서를 쓰는 건 논문 프로포절 단계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논문 프로포절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자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다. 내가 생각해낸 건 아니고 여러 교수님들의 말씀과 이곳 저곳 건너 건너 알게 된 것들을 총집합해보면 그렇다. 결국 연구계획서에서는 연구 문제(Research Question, RQ)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제일 어려운 것도 연구 문제를 설정하는 일이다. 예전에는 주제를 정하는 게 제목을 정하는 일인 줄 알고 '아, 제목을 어떻게 쓰지?'하고 한바탕 고민했었는데 사실 제목은 연구가 다 끝나고 글까지 다 쓴 후에 정하는 경우가 더 많다. 제목은 자꾸 수정될 수 있고, 연구 결과를 분석한 내용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에 따라 또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제목보다 연구 문제가 오히려 더 연구 주제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겠다.


연구 문제는 연구를 통해 무엇을 알아보고 싶은가, 연구의 방향성이 무엇인가에 대해 명확하게 설계하는 것이다. 연구 문제는 1) Conclusive Solution이나 답을 유도하는 질문이 아니어야 하고, 2)검증할  수 있는 질문이어야 한다. 즉, Testable Quesition으로 연구 문제를 설정해야 연구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문제를 명확하게 짚고 문제 정의를 잘할 수 있어야 그 다음 단계인 문제 해결까지 차근차근 밟아나갈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당연하지만...) 정성적인 연구도 있지만 실험 연구를 하는 경우, 연구 문제를 기반으로 연구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해본 후 그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검증하는 것으로 문제 해결 단계를 거친다.


연구계획서를 구성하는 방법

학교에서 요구한 연구계획서 양식에는 '연구개요: 연구의 목적, 범위, 방법, 내용 등을 요약하여 작성함'이라고 써있었다. 사실 연구계획서 구성 방법이 정해져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구성 요소가 다를지언정 내가 어떤 연구를 어떻게 하겠다라고 설명이 되는 글을 써야 하는 건 분명하다.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연구에서 다루는 도메인에 대한 설명을 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의 주요 발전 방향과 HMI 변화에 대해 기술한 후 단순히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실용적 이점을 넘어선 차별화된 사용자경험을 위한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필요하고, 그러한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설계하는지 내가 연구해보겠다라는 내용을 작성했다.

이론적 배경

선행 연구를 통해 이론적 근거를 찾는 부분이다. 앞선 글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멘탈 모델이나 상황인식과 같은 구체적 개념에 대해 설명하는 단계다. 나랑 비슷한 연구일 수도 있지만 내가 연구하고자 하는 게 다른 도메인에서 어떻게 활용되었는데 내가 그걸 새롭게 적용해보겠다 뭐 그런 이야기의 바탕이자 근거가 될 수도 있는 파트다. 나는 실험의 변인으로 작용할 Explainable AI와Proactivity를 중심으로 작성하였다.

연구 문제

앞에서 실컷 연구 문제의 중요성을 논하고 나서 내 연구 문제를 내놓자니 부끄럽지만, 나는 OOO을 어떻게 설계하는 것이 사용자경험에 더 긍정적인지 알아내기 위해 두 가지 연구 문제를 설정했다. Explainable AI를 적용한 것이 적용하지 않은 것과 비교했을 때 사용자경험이 더 높은지, 그리고 능동성 수준이 높은 OOO이 낮은 OOO보다 사용자경험이 더 나은지라고 볼 수 있겠다.

RQ1. 자율주행 차량 내 Explainable AI를 적용한 OOO은 그렇지 않은 OOO과 사용자경험에 차이가 있는가?

RQ2. 자율주행 차량 내 OOO은 능동성 수준에 따라 사용자경험에 차이가 있는가?

연구 방법/실험 설계

넓게 보면 어떤 방법론으로 이 연구를 진행할 것인가 하는 부분으로 연구 절차에 대한 기술이라 볼 수도 있겠다. 내 연구는 실험 설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보통 실험을 진행한 논문에서 Method에서 독립 변인과 종속 변인을 어떻게 설계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처럼 기술하였다. 독립변인, 종속변수, 실험 방식(온라인 영상 처치물 제공 후 설문조사 등)과 피험자 내 설계(within-subject design)임을 밝혔다.

이 부분은 내가 하는 연구가 무엇인지에 따라 기존 논문들을 참고하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FGI(Focus Group Interview)와 같은 정성적 방법 중심인지 명확한 변인을 갖춘 실험 연구인지에 따라 결이 비슷한 논문에서 연구 방법을 어떻게 기술했는지 살펴보면 된다. 즉, 어떤 연구인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



(연구계획서를 겨우 겨우 제출해놓고는) 한시름 놓았다는 마음으로 연구계획서에 대한 설명을 적어보았다.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지금까지는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 설명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논문을 작성하고 실험 진행 및 분석까지 거치면서는 설명보다 내 일기에 가까워질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다음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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