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곡차곡 모아보는 기록
앞에서 월간 결산을 해보겠다고 외쳤으나 아직 하지 못했다.
막상 하나를 택하려니 다른 하나가 울고 있는 것 같아
선택의 늪에 빠져 또다시 미루고 말았다.
나란 사람.. 하.
그러다가 깨달은 일이 하나 있는데,
나란 사람. 그러니까 나는.
항상 지나간 일을 더 깊이 기억하고 후회만 하는 사람이라 생각했고
얻은 것보다 잃은 것만 기억하며 스스로를 부족하다 여기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월간 결산을 하려고,
좋았던 일들을 톺아보다 보니,
이렇게 좋은 순간들이 많았다는 것에 아주! 깜짝! 놀라고 말았다.
좋은 순간이 가득하면, 내 삶도 좋은 삶인데.
언제부터 후회와 실패에 초점을 맞추고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여기며
나 자신을 안타까워했던 건지!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합리화와 비관이 있었던 것인지!
준비하지 않고 휘몰아치는 직면에
영화에서 휘리릭! 하면 다른 사람이 되는 것처럼
눈이 번쩍 떠지며 휘리릭! 다른 사람이 되고 말았다.
좋은 순간이 채운 내 삶은 아주 좋은 삶인데.
그렇다,
매일 행복할 순 없어도 때때로 행복한 순간은 있을 거라고,
그러니 감사일기도 써보시고 감정일기도 써보시라고.
하루하루 좋았던 순간들이 기록되면
나의 과거는 우울과 불안만 있던 시간이 아니라
좋은 일들이 많았던 시간들이 될 테니,
좋았던 순간들을 잘 기록하고 채우시라고.
내담자들에게 건네어오던 그 말이
입 밖으로만 건네어지던 그 말이
내 내면 깊이 박혀 드디어 뇌로 올라왔다.
아 이 좋은걸 왜 이제야 기록하는건지.
어느 순간마다 이 생각은 했을텐데, 기록하지 않으니 또 금새 잊어서
나의 부정에 매몰되고말았잖아.
에잇.
잊고싶지 않아 기록한다.
좋은 순간이 채워지면 그 삶은 좋은 삶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