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시장은 주식에 금, 비트코인까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고 특히 비트코인 가격은 1억을 코앞에 두며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런 뉴스를 보면 미리 투자를 해 놓은 투자자는 행복한 미소를 지을 것이고, 관심은 있으나 투자를 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제서야 투자를 하고 싶어하고, 또 일부는 다 도박이라며 비판을 할 것 입니다.
저 역시 투자를 하는 관점이 계속 바뀌어 왔던 것 같습니다.
7-8년전 대기업 근무당시 동기들과 저녁을 먹던 날이 기억납니다. 동기 한 녀석이 비트코인을 100만원에 샀다고 하면서 저희에게 추천을 해주었고, 대부분의 동기들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면서 동기의 입장을 제대로 듣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당시에 동기 녀석은 정말 암호화폐에 대해서 바르게 이해하고 있었고 저희에게 좋은 투자기회가 있음을 알려주고 싶어하였으나 경험하지도 들어보지도 못한 것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너무도 폐쇄적이었습니다. 얼마 후 친구는 퇴사하여 해외로 유학을 갔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그 동기의 퇴사메일 제목은 ‘20년이라는 시간을 벌었습니다.’ 였습니다. 부러웠습니다.
한 번의 큰 기회를 놓치고 나서 비로소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나는 왜 항상 가치를 지나고 나서야 깨닫지? 내가 어리석은가? 아니면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가? 아니면 개방적인 마음을 견지하지 않았는가?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동시에 작용했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아야 겠다고 몇날 며칠을 되뇌였던거 같습니다.
그러다 지인으로 부터 재밌는 기사를 하나 공유받게 되었습니다. 철수엄마와 영희엄마의 대화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대출을 해서 크고 좋은 동네의 아파트로 이사갈지, 대출없이 작은집에 만족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갈지 말입니다. 서로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며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결과는 대출을 해서 큰 아파트로 이사 간 영희엄마만 부자가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당시 기사가 1980년대 조선일보에서 발췌한 내용이었던 것 입니다.
그때 뭔가 망치로 머리를 한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자산을 바라보는 관점은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도 차이가 나고 이것은 돈의 무의식에서 비롯되고 결국은 부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저에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2015년말 당시 부동산에 갭투자를 하기위하여 서울, 분당, 판교 지역 임장을 열심히 다니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오랜 친구들과 저녁을 하고 있었는데, 부동산 경기에 대해서 그리고 투자시기에 대해서 제 의견 아닌 설교를 하고 있던 찰나에, 분당의 한 부동산에서 급매가 두 채 나왔다면서 지금 사면 시세대비 싸게 매입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미 임장을 여러번 다녀본 터라 아파트 이름과 동호수만 듣고, 그자리에서 바로 계약금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함께 있던 친구들에게 이거는 정말 좋은 기회이니 투자를 해보길 권하였으나 그 중 누구하나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아쉽게도 남은 한 채는 5분도 채 되지않아 다른 임자를 만나서 떠나갔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은 술자리에서 그 당시 유명한 회사들의 주식 가격을 이야기 하면서 밤이 깊도록 수다를 떨었습니다.
당시 친구들 4명 중 2명이 SKY 출신일만큼 머리도 좋고 자산시장에 관심이 많은데 왜 때문에 부동산 투자는 하지 않았을까요? 위의 코인 사례에서 말씀드렸듯이 내가 해보지 않고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있었던 거겠죠. 그로부터 2-3년이 지나서 아파트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자 그제서야 친구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뒤늦게 코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것처럼 말이죠.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모르고 주식 투자했다가 2년치 적금을 하루아침에 깨먹기도 하고, 초창기 코인투자의 기회를 안목이 없어서 놓치기도 했고, 한번에 부자가 되려는 욕심에 개인 선물 거래를 하다가 청산도 당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를 자책하기 보다, 놓친 부분이 무엇인지 더 나아지려면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회사에서 트레이딩 담당자로서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해보았고, 개인투자에서도 크고작은 성과를 거두면서 자산투자에 대한 나름의 노하우를 쌓아온 것 같습니다.
투자에 있어서 정답은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유로운 마인드와 전략적인 사고방식을 견지 하는 것 입니다. 그래야만 실패할 확률을 줄이고 성공할 확률을 높일수 있습니다. 아무리 고수여도 자신의 판단이 맞을 확률을 70%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30% 위험을 관리하기 위하여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죠. 다시말해 우리는 냉혹한 투자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의 자존감이 높여야 하고 동시에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서 사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몇몇 지인들에 비하면 투자의 시작은 느렸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계속 성장해 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변 친구들을 보면 수년이 지나도 투자를 하는 방식에 있어서 별로 변한게 없어보입니다. 즉 나만의 투자 방법과 기준을 계속 찾으려고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 입니다. 저는 항상 시시각각 들어오는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수정되는 새로운 전망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편 입니다.
투자에 있어서 남을 따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합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스스로 자신의 생각기계를 향상시키고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워렌버핏의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아내에게 나중에 본인이 죽으면 모든 재산을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아무리 아내라도 자신의 투자기법을 전수해주기가 어렵다는 뜻이죠. 참고로 인덱스펀드는 지난 수십년간 시장평균수익률 보다 높았습니다.
돈은 눈이 달려서 돈이 더 많이 모이는 곳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느자산이든 고점에 이르면 폭락을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가파른 상승은 거품을 만들고 우리의 본능을 자극하죠. 무지성 매매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에 빠지면 삼성전자나 애플 주식을 고점에 사서 수년간 마음 고생을 합니다. 또한 차트를 그리고 과거의 패턴을 복기하는 것은 이미 상품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으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에 의지합니다. 본능이 시키는 것을 극복해야 합니다.
부자가 되려면 부분과 전체를 보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IMF 사태나 리먼사태 때 보았듯이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내 일자리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내 계좌가 많이 늘어나는 것도 아님을 우리는 이제 알고 있습니다. 글로벌 환경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개개인의 운명이 바뀌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있습니다. 내가 아무런 잘못이 없고 유능하여도 세계 시장의 이슈에 휩쓸려 순식간에 파산할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었나요? 나무를 보는 것 보다 숲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준 미국의 대선과 금리 통화 정책에 그렇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죠. 그것들을 이해하면 주식과 부동산, 코인 등 자산의 흐름도 남들보다 한 발 먼저 예측할 수 있는 것 입니다. 전체를 알고 부분을 알고 부분을 알고 전체를 알아야 합니다.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지식을 배우고 익히는데 많은시간과 비용을 들여 학위라는 이름으로 보상을 받는것과 비교할때 투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더 많은 기회비용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실전에서 학위는 거의 무용지물이고 투자가 부자로 가는 거의 유일한 길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얼마나 투자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당신이 옳았을 때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틀렸을 때 얼마나 많은 돈을 잃었는가 입니다.”
-조지소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