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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 민 DAW MIN Oct 07. 2023

#27입국

 미얀마 호코 커피농장


몇 년 만인가

비행기에서 내려 트랩에 발을 내딛는 순간 얼굴에 와닿는 아주 습하고 무더운 공기. 양곤이 맞다.


미얀마의 상황이 급변하면서 비행기노선이 많이 단축되었고 만달레이로 가는 노선이 줄어 미얀마항공을 타고 양곤으로 왔다.


통행금지시간이 밤 10시부터여서 마음이 조급하다. 9월 우기의 공항은 후덥지근하고 입국심사대부터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텅 빈 입국장을 지나 셔터가 내려진 상점들. 마중 나온 저민과 끼끼에와 반가운  인사를 하고 그랩택시에 오른다.


9시를 넘기는  시간에 거리는 한산하고 어둡다.

공항 근처의 호텔은 다행히 24시간 영업을 하여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맛보는 볶음밥과 공심채볶음, 꼼방 , 그리고 맥주.


 웃음이 많던 미얀마 사람들의 표정이 사뭇 달라졌다.호텔 안에서  짐을 들어주는 직원들도, 맥주를 따라주는 웨이터도 예전처럼 잘 웃지 않는다.


 어두침침한 복도와 아무렇게나 시트로 덮여서 방치된 기물. 10년 전 처음 양곤에 왔을 때보다 호텔은 조용하다.


하지만 가라오케와 골프장의 불빛은 환하고 주차장에는 고급승용차가 즐비하다.


통행금지로 거리를 오갈 수 없는 사람들은 통행금지가 없는 리조트 안에서 나름 유흥을 즐기는 듯하다.



고장난 에어컨 때문에 잠을 설치고 시계를 보니 아침 5시.



미명의   하늘 아래 까마귀 떼가 날아오르고 창문 아래 깜깜한 마당에서는  론지를 입은 직원이 세탁실에서 일을 하며 왔다 갔다 한다.

양곤호텔에서 맞는 미얀만의 아침

길게 하품울 하며 걸어 나오는 젊은  직원은 단잠을 깬 듯 걸음이 무겁다.


미얀마의 태양은 강열하다. 일단 떠오르기 시작하면 타오르는 불처럼 환하고  뜨거워진다.


뭉게구름  사이로 태양은 길고 넓게  기지개를 켜고 잘 정비된 부촌의 붉은 지붕과 파란 잔디 위로 햇살이 쏟아진다.


몸을 숨길 수도 없이 환하게 모든 것을 비춘다.


나무도, 꽃도 , 사람도, 자동차도 아열대의 태양은 모든 것을 끌어당기며 안아버린다. 태양이 쉬고 싶을 때까지 태양의 시계대로 함께 걸어가야 한다.


일어나 다시 준비를 하고 만달레이로 가기 위해 다시 공항으로 향하는 길

길을 가로막은  검문소를 지나며 택시 기사는 면허증을 맡기고 경찰은 창문을 열라며  일행을 확인한다


“ 어! 코리아. “

짧게 말하는 경찰의 수신호로 우리는 공항으로 진입했다.

만달레이로 가는 국내 단체여행객들이  대디수인 공항에는 외국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분명 국내선인데 입국심사대로 오라고 손짓한다.


입국심사를 두 번 하는 줄 알고 입국심사대에서 약간의 실랑이 끝에 그들이 노트에  나와 요한의 신상을 기록하는 것을 보고서야 안심을 했다.

간다, 만달레이로.

양곤 아침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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