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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걸음, 나를 만나다 - 부르고스

김꼬마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by 김꼬마

#작은 발걸음, 나를 만나다 - 부르고스


안녕하세요 :0)

음악과 여행을 사랑하는 김꼬마입니다.

오늘은 여행 12일 차입니다. 순례길 중 큰 도시인 부르고스로 갑니다.

지나고 보니, 큰 도시에서 하루 정도 재정비를 하는 게 좋을 거 같아,

부르고스에서는 하루 더 머물기로 하고 호텔을 숙박 예약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빨리 도착하기 위해서 이틀을 더 걸었습니다.

조금 여유롭게 쉬고 싶으니깐요 =.=


그래도 늦게 출발한 편입니다. 부르고스까지의 거리가 얼마 되지 않으니,

아침에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져 봅니다.

스페인 프란형이 커피를 만들어줬습니다. @.@

어제 남은 와플이 생각나서 가져오니, 프랑스 알바누나가 '어제 알베르게에서 가져온 거지?' 하고 웃습니다.

저는 부끄러워서 멋쩍은 웃음을 짓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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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커피 한잔, 오늘 날씨가 좋다!

같이 출발했는데, 역시나, 외국인들은 엄청 빨리 걷습니다. 소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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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가 좋네요. 해가 오랜만에 보여서 찰칵!


아타푸에르카에서 출발하면 계속된 언덕이어서, 매일 언덕이네? 했는데

지나고 나니, 여기 용서의 언덕이라고 불리는 언덕이라고 합니다.

아마 한국 사람들에게만 그렇게 불리 우는 거 같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외국 친구들은 그냥 지나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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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언덕이라고 불리는 곳에서의 십자가

잘은 모르지만, 용서할 사람이 없었나 봅니다. 저도 그냥 사진 한 장 찰칵 찍고 지나갑니다.

같이 묵었던 순례자들도 그냥 지나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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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서 내려오니 마을이 하나 보입니다.


여기서 갈래 길이 나왔는데, 왼쪽으로 가니....

저 쪽 반대편 길에 저보다 늦게 출발한 사람들이 걷고 있습니다!! =.=;;

일요일이라 마을이 조용한데, 한 분이 지나가시길래 여쭈어보니,

'아 길이 두 개야, 이 쪽은 구길, 이 쪽은 새로 난 길'

다행입니다. 새로 난 길이 아스팔트 포장이 돼 있어서, 돌아와서 다시 걷습니다 =.=

걷다 보니 뒤에 사람이 보여서, 누구지 했는데, 스페인 프란형입니다. 오늘의 동료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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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잘 못 들었다고 생각해 돌아와서, 걷다 보니 프란형을 만났다.

스페인 프란형이 조금 같이 걷다가 '너는 이 쪽으로 가', 나는 '이 쪽으로 갈게'

여기 두 가지 길이 있는데, 들렀다 갈 곳이 있다고 해서 부르고스까지 가는 길이 다시 혼자가 됩니다.

가다가 날씨가 춥기도 하고, 아점을 먹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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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점을 먹었는데, 좀 참을 걸 그랬습니다.

너무나 추워서 몸도 녹일 겸 들어갔는데, 조금만 더 걸으니 부르고스가 코 앞입니다.

(아 물론, 1시간 더 걸었습니다 =.=)

부르고스에 다가옴을 느끼는 게 산업단지가 엄청 많습니다.

무슨 화성공단같이 여러 개의 유명 공장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부르고스까지의 도착에 지루함은 있습니다.

버스를 탈까도 고민했지만, 걸어야지 순례자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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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REA? 잘 못쓴 거 아닌가요? (농담입니다), 산업단지를 지나쳐야 부르고스에 도착한다.

부르고스 도착입니다.

부르고스 초입에 보이는 교회, 그리고 도시를 알려주는 큰 동상, 그리고 순례자등 활기가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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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스 도착!

일단 예약해 둔 숙소에 짐을 풀고, 부르고스 한 바퀴를 돌아봅니다.

어떤 도시인가 탐색도 해보고, 저녁을 무엇을 먹을까도 고민해 보고요.

부르고스는 정말 큰 성당이 있습니다. 고딕양식의 성당인데, 아주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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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퀴 돌다 보니, 스페인 프란형과 이별을 위해서 다시 만나러 갑니다.

스페인 프란형은 스페인 철도청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휴가를 받아서 부르고스까지만 걷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또 헤어짐이 옵니다.

맥주 한 잔 하기로 합니다.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헤어짐에 펑펑 울었습니다. 며칠 동안 물심양면으로 엄청 챙겨줬기에, 스페인어라서 대화는 잘 안 통했지만,

프랑스 알바누나와 스페인 프란형이 숙소에 도착하면, 항상 반겨주고, 같이 밥 먹어주고, 좋은 말들 많이 해주고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다... 두둥?!! 프란형의 주머니에서 뭐가 나옵니다. 어제 아타푸에르카 번호가 적혀있는 키가 나옵니다.

갑자기 웃음바다가 됩니다 @.@ 빨래 널었다가 깜빡하고, 키를 주머니에 넣어가지고

그냥 부르고스로 왔습니다. @.@

저는 기념품으로 가져가요 =.=

프란형이 '알바가 봤으면, 다시 아타푸에르카로 가라고 했을 거다' 이렇게 말합니다.

서로 공감하면서 엄청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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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푸에르카 문제의 열쇠 ^^;;;


그렇게 프란형과의 작별인사를 고하고, 연락처를 교환하며,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고 헤어집니다.

또 그렇게 이별이 옵니다.

동네를 방황하니, 처음에 같이 걸었던 리룹과 마눙을 만납니다!!?

같이 밥 먹자고 해서, 밥을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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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보지 않았지만, 다시 만나다니...? 신기합니다.

물론 여기에서의 만남이 마지막이었습니다.

하지만, 같이 걷던 친구들이 소식을 전하고, 이야기를 전하고 해서 어떻게 걷고 있는지는 소문이 납니다. @.@

금 일은 조금 편하게 머뭅니다.

알베르게가 아닌 호텔에서 숙박하기도 하고, 내일 걷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너무 마음이 편안합니다.

다만, 며칠간 정들었던 사람들, 사실 외국인들이어서, 헤어지면 평생 보지 못할 사람들인데 말이지요.

헤어짐에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밤을 보냅니다.


그럼 Ci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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