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tto 오토 Jul 30. 2023

제 자식(=게임)이 될 놈인가요?


시장 찾기

시작은 미약했지만, 어느덧 더 큰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나의 게임, The Campus.

충청남도 공주시에서 시작되어, 강남구 대치동까지 상경했다는 그 물리적인 상징성은

이제 더 이상 '우리 학교에서 나온 게임'이라는 niche한 와우팩터가 먹히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모두가 들뜬 마음으로 참가하는 대학 축제 부스에서의 모객'과 '냉정한 시장에서의 모객'은 하늘과 땅의 차이임을 알고, 어딘가 변화해야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럼에도 세상 빛을 보기 전, 200명의 niche하지만 좋은 평가로 가득한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편협한 시각이 아니라, 작더라고 분명한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시장이 있다는 믿음을 주었다.


그렇게 우리가 인식하는 시장을 넓히기 위해 국내 최대 보드게임 행사인 '보드게임콘 2023'에 도착했다.

왠지 용사가 마왕의 탑 입구에 서서 끝을 올려다보는 그런 구도의 이미지가 생각난다.



생각과는 달랐던 시장의 모습
출처: https://www.wadiz.kr/web/wcast/detail/6905

와디즈 측의 보드게임 펀딩 주요 통계를 확인했을 때, 보드게임의 주요 유저는 20대 중반 ~ 40대 남성이었다. 우리는 이에 더해 브컬쳐까지는 아니더라도 마블이나 스타워즈 등의 남성향 시리즈를 좋아하고,

복잡한 세계관과 어려운 로직을 선호하는 그런 성향의 유저층이 타겟임을 상정하였고, 이는 보드게임과 시장을 바라보는 보편적인 인식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그런 유저도 많고, 그들을 대상으로한 게임도 많았지만,

마블 스냅을 열심히 하는 입장으로서, 약간의 전율을 느낀 초거대 피규어


실제로는 가족 단위의 참관객이 지배적이었다.

단순히 아빠의 취미 생활을 따라온 엄마와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들이 신나서 방방뛰고, 엄마도 게임에 대해 신나서 이야기하는.. 내 기존 시각을 깨부수는 장면들로 가득했다.


이에 대해서는 후술하겠지만, 국내 보드게임 시장은 교육용 게임으로서의 가능성과 함께 간다.

그 가능성을 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이들도 즐길 수 있어야하며' 부모의 구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교육의 이점'이 필요하다.


몇십만원을 호가하는 '매니악한' 보드게임 시장과 '가정적이고 교육용의 성격을 띈' 보드게임 시장이 혼재하는 것이 보드게임콘의 모습이었다.



보드게임콘 진행

시장에 대한 감이 안오는 만큼, 보드게임콘에서의 설문은 방문객 자체에 대한 정보 수집이 필요함을 느꼈다. 1박 2일간 부스를 운영하면서 총 30명의 관람객에서 하기 데이터를 추가 수집했다.

1)보드게임 구매 갯수

2)보드게임에서 요구하는 요소


이를 기반으로 세그먼트를 나누었고, 이전에 비해 많은 수는 아니지만 세그먼트별 전반의 만족도와 가격 수용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보드게임콘 결과


+ 보드게임콘 2023 대학부 은상 수상

+ 보드게임페스타 개인 작가존 참가자격 확보



혼재하는 마켓에서 가능성 검증받기

명료한 결론을 내지못한 보드게임 시장의 형태감에, 멘토링이 필요한 시점이라는것을 느꼈다.

우리 팀은 콘텐츠진흥원의 멘토링 프로그램과 콜드메일까지 동원하여, '렉시오'의 이광휘 작가님과 '아브라카왓!'의 개리킴 작가님께 연락을 드렸고, 두분 모두 흔쾌히 귀중한 시간을 내주셨다.


두 멘토님의 의견을 종합해보았을때, 펀딩으로 팔리는 게임이 다르고, 마켓에서 팔리는 게임이 다르다.

정말 당연한 말 같지만, 좀 더 극단적인게.. 펀딩으로 팔린게임이 상용화 했을때 안팔리고, 마켓에서 팔린 게임이 펀딩에서 안팔린다는 것이다.

이 두 판매소스는 서로를 보완하지 않고 철저히 다른 시장인 것이다.


이에, 개리킴 작가님은 게임 제작 과정에서 해당 게임에게 적절한 판매처에 대한 감이 온다고 말씀주셨다. 따라서 중간에 감이 온 판매처에 온전히 Fit하게 맞추어 판매하신다는 귀중한 인사이트를 공유주셨다.


이미 제작이 완료된 우리 게임에 대해서는 3종류의 유저에게 검증받는 것을 추천주셨다.

1. 대중 (펀딩)

2. 코어유저 (상용화)

3. 제작자 (코어 검증)


한가지 다행인점은, 우린 이미 대부분의 검증을 받았거나, 쉽게 추가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1. 대중 (펀딩) - 이미 200명 넘는 데이터 존재

2. 코어유저 (상용화) - 보드게임콘 통해 부분 확인, 보드게임페스타에서 추가 확인 예정

3. 제작자 (코어 검증) - 멘토님들과 한콘진 사업에 같이 참가중인 제작자들에게 요청



그 다음 액션

기획자로서 자질을 의심받을 수 있는 말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우리의 게임은 철저한 시장 분석과 타겟 설정을 따라 게임을 기획된 것이 아닌, 친구들끼리 히히덕거리며 시작한 게임이다. 뒤늦게 우리의 게임과 맞는 시장을 찾아 분석하고자 했지만, 그 마저도 정확하지 않았고, 오히려 완전히 다른 모습을 마주하였다.

그래도 특정 유저층=대학생에게 호응을 얻을 있었다. 이것이 우리 나름대로의 PMF(Product-Market Fit)를 확인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팀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한 가지 불쾌한 점은,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지는지가 의문이다.

우리가 Fit을 맞춘 Market이 실질적인 구매력이 없으면 우리의 제품의 미래는 썩 묘연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나름의 퍼널을 구성하여 프리토타이핑을 진행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다음 글에서 서술


게임 자체에 대한 가능성과 완성도는 조언 받은대로 확보하였고, 추가 데이터 또한 확보 예정이다.

다만, 이제는 개발이 아닌 운영과 판매 전략을 고민할 때라는 것을 확신한다.

업데이트가 쉽지않은 제조업의 성향을 가진 보드게임인만큼, 마침표를 찍기가 참어렵다.

그리고 그 마침표를 찍는 것이 지체될수록, 노력대비 상승하는 퀄리티의 양이 눈에 띄게 작아진다.

이제는 하나의 게임이 아니라, 여러 게임을 제작하는 제작사의 모습을 갖춰야할 때가 온 것이다.


펀딩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제작비와 중국 공장을 알아보던 사이,

한국콘텐츠 진흥원의 아이디어 융합 팩토리 사업에 선정되었다.

제작비에 대한 고민을 크게 덜었다. 검증되지 않은 게임에 최소 몇백~몇천까지의 투자가 필요한 보드게임 제작에서 리스크가 0에 수렴할 수 있게 되었다. (투자한 시간을 제외한다면..)

이제는 이 게임 자체에 대한 성공여부가 아니라, 장기적인 거래처들을 찾고, 워크플로우를 구성해나가야한다.




�� 추가 정보가 궁금하시다면..      

https://univoks.oopy.io

매거진의 이전글 소중한 내 자식 큰 물 보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