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집'과 함께 한 시간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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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화를 만드는 윤가은입니다.
영화 <우리집>은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 덕분에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극장에서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매일 매일 크게 위로받고, 깊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고, 영화를 만드느라 좌충우돌 고군분투했던 지난 시간들이 조금은 덜 부끄러워졌습니다. 무엇보다 다시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되어 정말 다행이란 생각을 생전 처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3년에 가까운 긴 세월동안 다시 영화를 꿈꾸고, 만들고, 개봉할 수 있도록 모든 힘과 마음을 모아준 친애하는 동료분들의 얼굴을 매일 매일 떠올리며 감사하는 나날이었습니다.
마지막 화를 어떤 분께서 읽어주실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했던 5화 사진제작기를 올려보려고 합니다.
스탭분들께 제보받은 사진들을 뒤죽박죽 담아볼게요!
함께 해주신 고마운 분들을 마음에 꼭꼭 담아두고 싶은 저의 러브레터라고 생각해주시고
부디 재미나게 보아주시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영화 <우리집>은 이제 IPTV와 인터넷 등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또 플레인 아카이브에서 <우리집> 블루레이를 제작중인데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저도 기대돼요)
혹 공동체 상영이나 대관 관련해서 궁금하신 분들은 miremino@hanmail.net으로 문의주시면 최대한 빠른 답변 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모두들 모두들 너무너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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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첫 날. 무지하게 긴장했는데, 나연이가 너무 잘해주어서 생각보다 술술 진행되었다. 저 때 나연이 다리는 말짱했는뎅. (tmi : 저 길로 쭉 더 가면 <우리들>에서 선이와 지아가 만났던 문방구가 나온다.)
현장의 엄마아빠. 지혜대표님과 세훈피디님. 무더위에 제일 고생한 스탭들은 제작팀이다. (그런데 저 얼음주머니는 정말 머리가 식혀지는 효과가 있다.)
숨 쉴 때마다 카리스마가 아무렇게나 삐져나오는 제작부 주연이(왼)와 지혜 대표님(오른)의 열정적인 현장 보고....샷? (인 것 같은데 왜 때문에 설정 샷 같지?)
맑은 하늘에 해질 때 옥탑씬 찍어야 되는데 대체 왜 태풍은 계속 오고 비까지 내리는지 고민중인 세훈피디님. 저 날 정말 세훈피디님 하늘만 바라보며 기도했고, 하늘이 감동해 소원을 들어주셨는지 기적처럼 날이 개었다. 옆에는 사운드 장비 챙기는 나루 사운드감독님.
저기 봐! 진짜 해가 뜨고 있어!! (면 좋겠는데 그냥 삿대질일 수도)
"잠깐만요! 나연 배우님 썬크림 좀 바르고 들어가실게요!"
배우들이 쉬는 사이, 또 뭔가 부탁하러 간 듯한 미술연출부 준희. 크기로 보아 토마토화분에 꽂을 경고문을 써달라고 부탁하러 간 것 같다. 만능연출부 준희가 미술팀과 잘 콜라보해준 덕분에 <우리집>의 미술이 반짝반짝 빛날 수 있었다. 우리팀의 진짜배기 에이스! 그런데 우리 에이스는 매일 부탁하러 다닌다! ㅠ_ㅠ
토마토를 보며 깊은 감상에 젖은 하나의 연기를 보며 슬쩍 타이밍을 살피는 시아의 귀여운 미소. 그리고 준비된 배우 예림이의 비장미. 촬영감독님은 실크 뒤에서 촬영중. 조명팀 정훈이는 반사판 들고 뙤약볕에 고생중. 아이들 옆에서는 앨리스언니가 키로 태양을 막고서 수호신처럼 아이들을 지켜주고 있다.
옛날엔 영화들에서 감독들이 저러고 있으면, 에이 프레임을 저렇게 보는 게 어딨어, 저런다고 뭐가 보이나, 그냥 감독인 척 하려고 액션하는 거지, 생각했는데, 내가 저러고 있네.
<우리들>때부터 함께 해온 안지혜 미술감독님! 이분도 숨 쉴 때마다 카리스마 뿜뿜. 늘 내가 생각한 이상의 그림을 그냥 뚝딱 만들어내셔서 현장가서 놀라는 게 내 유일한 일.
심지어 오므라이스도 다 만드셨다....! 옆에서 미술을 맡았던 연출부 준희가 마치 일식당의 요리사처럼 열심히 보조를 맞추고 있네.
<우리집> 미술의 또 하나의 기둥인 월숙 미술팀장님. 준희와 함께 종이집 작업을 앞두고 한참 작업중이신 모습. 저 때 기억이 생생한 게, 촬영 끝나고 종이집이 (촬영 순서상) 내일은 다 완성되어 있어야 한다며 "잘 부탁드려요!" 한 마디만 남기고 도망쳤다. 그리고 다음 날, 돌아오니 정말 종이집이 완벽하게 완성되어 있었다...... (왠지 무서운 결론) 진짜 우리집 미술팀은 에이스 오브 에이스.
분식집 장면 촬영 중, 배우들의 소리를 따기 위해 가장 좋은 위치로 숨어들어간 붐맨 금열. 진짜 금열이가 곳곳에서 무지막지하게 고생했는데 결국 이 장면 편집 막바지에 삭제되었다. 나도 금열이 연락처에서 삭제된 건 아닐까....?
아아. 크게 되실 분이 (꿈?이 뭐냐고 물은 난데없이 국무총리라 했던 금열이...) 분식집 테이블 사이에 쭈그리고 앉아서 마이크 지향을.....
그래. 난 삭제되더라도 할말이 없다 진짜. 휴.... 그런데 정말 금열님은 최고의 붐맨이셨다. 날 용서해줘.
제작팀 윤주의 고난이도 쓰레기 분리수거 현장. 윤주가 들어온 뒤로 모든 일이 술술 풀려 우리 모두 "주님-"으로 불렀다. 현장의 앞처리 뒷처리를 모두 도맡아 해준 우리 제작팀. 쓰레기 하나까지 꼼꼼하게 챙겨 버려준 덕분에 오늘도 내일도 촬영할 수 있었다. 주님- 고마워유 흑흑
현장에 난입한 스크립터 슬기를 보고 놀란 하나. 웨얼 두 유 컴 프롬....? (두바이 건설 현장인 줄) 아마 핸드폰으로 찍어간 화면을 보며 배우들의 위치를 잡아주고 있었던 중인 것 같은데 날이 너무 더워 꽁꽁 싸맸다. 현장에서 나와 같이 제일 많이 뛰어다닌 황슬기 감독님은 지금 현재 장편을 준비 중이신 내가 아는 최고의 감독님.
어린이 도서관에서 자원봉사하는 중학생 지아가 나오는 장면. 이 장면의 보조출연은 혜인배우의 가족분들 전체가 도와주셨다. 너무나 그리웠던 혜인이와 동생 혜원이, 그리고 부모님들! 어린이 배우 한 명을 만나면 덩달아 가족분들이 같이 친구가 된다.
너무 더운 여름날. 싸고 싸고 싸맨 스탭들. 고생이 눈에 고스란히 보이는 현장. 촬영 10회차까지는 세연이가 붐을 들었다. 저렇게 작은 몸으로 저렇게 무지막지 멋지게 마이크를 받들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 저런 영웅이 있었던 것 같은데?
무더운 태양을 피해 잠시 그늘에서 쉬고 계신 배우분들. 부동산사장 역의 김준범 배우님과 집주인 역의 정은경 배우님. 모두 현장 스탭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으셨다! 현장 의자 두고 기동성 좋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으신 채로, 어린 배우들이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즉흥 대사를 수없이 많이 쳐주셨다.
계단씬 촬영중. 오르락내리락 하는 씬을 반복해서 찍다보니 지친 예림이를 익중 조명감독님이 안아서 위로 올려다주고 계신 중. 아니 예림아. 그런데 너 왜 이렇게 행복해 보이니? 너 나랑 있을 때 이렇게 기분 좋고 편안한 표정 지은 적 없었잖아....? 응....?
카메라만 들이대면 시도때도 없이 브이를 하는 친구들. 뒤로 마스크에 모자까지 블랙으로 뒤덮은 승욱이가 왠지 위협적으로 보인다. (우리 조감독이에요)
잠깐 쉬는 중. 전우애 10년차 동갑내기 감독과 피디의 흔한 풍경. 이 계단에서 중요한 씬들을 찍었는데 결국 편집 때 다 날라갔고, 세훈피디 표정 보니 이미 저 때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데..... 일단 미안해.....
그래도 우리 즐거운 시간들도 있었잖아. 놀이터에 매미가 정말 너무너무 많아서 동시 기사님들을 너무 괴롭혔고, 결국 보다 못한 세훈피디와 편집감독 세영이가 매미 잡기에 나섰는데.... 나중에 진짜로 매미를 많이 잡아서 자루에 넣고 다니면서 다른 매미들을 위협했다고 한다. (무서워)
놀이터. 쉬는 시간. 예림이와 신나게 그네를 타다가 갑자기 혼자 남겨진 지현 촬감님. 저 착륙하는 다리는 또 왜 이리 쓸쓸해 보이나... (그런데 이렇게 보니 예림이 그네 타다 날라간 것 같네. 예림아! 예림아아아!)
우리 지호 일일 스탭으로 참여한 날. 말이 일일스탭이지 제발 하루만 나와주면 안되냐고, 모두가 너를 그리워하고 있고, 너의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절규하는 나의 전화에 끌려 나왔다. 그런데.... 자니?
찬아..... 자니? 정말 자는 거야? (사실 찬이의 잠든 사진은 너무 많고 다 공개할 수도 없다. 나연이가 자꾸 찍어서 자꾸 제보했는데 프라이버시를 위해 이 정도만.)
나연이도 딱 걸렸어! (저걸 또 누가 찍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쉬는 시간. 셋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데 급습한 카메라에 놀란 하나. 유미와 유진은 뭘 보고 있었던 걸까.
의상연출부 유진이가 병가를 내게 되어 결원이 생겼을 때 <우리들>의 조명감독이었던 시현언니 (일명 앨리스 언니)가 모든 빈틈을 완벽하게 채워주셨다. 별별 틈새를 다 공략해 주셔서 나중에 크레딧 만들 때 '진짜 제일 가장 일등으로 고마운 제일 키 큰 분 : 앨리스'로 넣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언니. 근데 이 옷 너무 이쁘다. 얼마에요?
하나네 집. 계획에 없던 b캠을 주구장창 도맡아주신 촬영팀의 다해 기사님. 소품 세팅 중 갑자기 장난기 발동하신 순간인지 너무 힘들어서 정신을 놓게 되신 순간인지 모르겠다.
옆 방의 지현 촬감님 사진을 보니 모두 정신을 놓은 순간이었던 것도 같고. 우리 촬감님 어떡해. 촬감님 허리.... 촬감님 어깨.... 촬감님 무릎.... 발....무릎 발....
하나네 집은 낮에 밤씬을 찍어야 했기 때문에 조명팀이 정말 고생이 많았다. 그런데 익중 조명감독님 도대체 누구를 등에 업으신 건지....? '부담' 일까.....? 옆에서 황당한 표정을 숨길 수 없는 촬영팀 호정이.
아니 어느새 또 연출팀 준희가 낚아채서. (옆에 호정은 포기한 듯) 근데 대체 저 인형 뭐야? 난 왜 처음 봐?
버스 촬영 중. <우리들> 때 붐맨으로 함께 했던 수찬 기사님(뒷모습)이 지방 내내 함께 해주셔서 너무 든든해진 나루 사운드감독님...... 의 놀라운 현장 패션센스. (할많하않)
지방 버스터미널 촬영중. 현지인 완벽 동화된 연출팀/의상감독 유진이. 누가 현지인인지 누가 스탭인지.
굴다리 촬영 중. 아이들을 가장 놀라게 했던 경운기의 술취한 동네 청년역은 우리팀의 막내이자 에이스인 준희가 해주었다! (사실 해달라고 빌었다) 이렇게 건실하고 선하고 똑똑한 청년을 동네 막사는 주정쟁이 아재로....
아이들은 상처도 금방 아물고 머리도 금방 자라난다. 여행 시퀀스 촬영 도중, 어느새 앞머리가 자라 눈을 찔러 급하게 앞머리를 손질하는 중. 촬영 막바지라 이제 익숙하게 종이를 잡고 기다리는 나연이와 슥슥 잘도 자르는 연출부 유진.
아침 7시까지 현장에 나와야 했던 어린이 배우들의 고충. 아이고 졸려 우리 유진이. 의상감독 유진이를 큰 유진이, 예림이 유진이를 작은 유진이로 불렀다. 이 와중에 신발 꼬질꼬질해진 건 또 왜 이렇게 깜찍한지.
버스 촬영중. 시아와 나연이의 빵긋 브이. 멀리서 주님과 조감독 승욱이가 자신들도 프레임에 들어온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함께 웃어주었다. 역시 영화인들.
버스 촬영중. 지칠 대로 지친 세영 편집감독님의 쪽잠. 현장에서도 데이터매니져로 활약해주신(사실 제발 현장에 있어달라고 매달림) 세영감독님은 시나리오가 수정될 때마다 멘탈이 털리는 나를 꼭 붙들어 주었다. 네, 여러분은 지금까지 감독의 우리벤져스 착취 현장을 보고 계십니다. 신고번호는....
도대체 언제 찍었는지 모를 사진들을 전송받았다. 여행 시퀀스 찍을 때 다들 고생했는데 나름 재밌는 사진 찍으면서 숨 돌리구 쉬고 놀고 그랬구나. ㅠ_ㅠ 고마워 얘들아. 사랑한다이!
마지막 촬영날. 누가 썼는지 모를 (아마도 배우들이 썼을 것 같고) 슬레이트의 마지막 인사! 모두들 너무너무 감사했어요. 그리고 우리 정말 반드시! 다시! 만나요! 꼭!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