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한 화로는 끊을 수 없는 엉망진창 출국기
지금 여기는 유럽의 작디 작은 섬나라 몰타이다.
다행히도 이 곳 시간 2023.04.01. 토요일에 이곳에 도착하였으며,
주말 이틀을 보내고 오늘(2023.04.03. 월요일)부터 본격적으로 학원에 가게 된다.
아직 시차적응도 안되고, 모든 것이 어설프고 어색한 상황이지만,
내가 몰타에 오기까지 겪었던 고난에 대해 도저히 입이 근지러워 참을 수가 없어
브런치를 켜고 글을 써본다.
굉장히 글이 길어질 듯 하지만..
일단 재미있게 보아주시길 바란다.
나는 시간이 참 많이 남아있는 줄 알았다.
1월에도 2월에도 심지어 3월초에도
이런 개소리를 하면서 끊임없이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앞으로 닥칠 엄청나고도 험난한 파도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것이 어찌된 일일까
그렇다.
31일 아침 9시에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31일에 부산에서 출발하면,
도저히 맞춰낼 자신이 없어서 하루 일찍 출발하기로 한 것이다.
거기까지는 참 좋은 생각이었다.
거기까지는..
앞서 말했듯 2주 전부터 짐을 본격적으로 싸기 시작했다.
아니다.
시작했다기보다는 그저 머리에서 시뮬레이션을 계속 돌리기만 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런 정보들을 검색만 해보고 머릿속에 시뮬레이션만 주구장창 돌렸다.
심지어 어디 쓰지도 않았다.
내 머리를 과신한 채 그냥 계속 정보만 머릿속에 입력할 뿐 정리는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 정보 과잉의 홍수 속에서 머릿속은 점점 뒤죽박죽이 되어갔고, 제대로 된 짐싸기는 점점 미뤄져만 갔다.
준비다운 준비는 전혀 하지 않은 채 그저 검색만 하면서 시간은 흘러갔고, 그렇게 출발 3일 전이 되었다.
자고 일어나면 출발 3일 전이 되는 그날 밤 자려고 누웠다가 문득 생각했다.
난 그때부터 나는 잠이 오지 않기 시작했다.
준비는 준비대로 안되어 있는 상황에서 온갖 불행의 경우의 수만 머릿속에 쏙쏙 심어져갔다.
거의 새벽 4시가 다되서 잠이 들면서 마지막으로 생각한 것이 이것이다.
하지만 이제와 때려치기엔 너무 여기저기 소문을 많이 냈다...
적절한 핑계도 없다.
그날 아침부터 미친 듯 준비를 시작했다.
마트에 가서 들고갈만한 식료품을 사오고, 약국에 가서 약을 사고,
숙소에 부족하다는 집기류를 사고, 화장품을 사고...
온갖 생쇼를 다했지만, 이 놈이 아직 여유가 있는지 오프라인으로 물건을 사면서도
원하는 가격과 원하는 상품을 가려내려고 인터넷 검색도 병행하면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사람은 궁지에 몰리면 뭐든 하게 되어있다고 누가 그랬던거 같은데..
아무튼 인터넷이 나아보이는 건 쿠팡으로 모아서 산 뒤에 한 번에 받고,
오프라인으로 사야하는 것들은 오프라인으로 사고난 뒤
갑자기 마음이 푹 놓였다.
그렇게 마음의 안식을 갖고, 전날 밤 짐을 싸기 시작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