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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현주 Dec 12. 2024

갈등취약계층

태도의 디테일

다른 의견은 나에게 그냥 정보값인 거예요. 사람들의 정보값을 더해서 내것은 이만큼 더 나아지겠죠.

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 역삼점에서의 대화


세상에 100% 정답인 것은 없다(그러니 내 생각은 틀릴 수 있다)는 생각과 평화를 지향하는 나의 가치관은, 나와 다른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는 태도를 만들었다. 어떤 이슈에 대해 나는 A입장을 가지고 있고, 상대방이 B를 가졌다 말한다. 그럼 나는 B에 반박하는 A’의 의견을 말하는 게 아니라 “아 B로 생각할 수 있겠군요, 네 알겠습니다 “하고 나의 A입장을 바로 철수해 버리는 스타일이었다.


이런 태도는 일장일단이 있는데, 장점은 다른 의견과 생각을 매우 유연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반면 단점은? 갈등취약계층이 된다. 최근에 ‘내가 갈등 감수성이 높은가’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팀회의 때 나는 분명 부딪힘이라고 느꼈던 의견충돌이 다른 팀원에게는 “부딪힌 거였어요?”라고 의아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있었다. 다른 의견이 오가는 걸 갈등의 상황으로 규정하는 순간, 나의 평화주의적인 기질은 더 나은 의견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사전에 차단해 버린다.


세상에 단언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데에는 여전히 동의한다. 그러나 의견이란 것이 정보값이 더해질수록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한다면, 다른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태도가 답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다른 의견에 호기심을 유지하자. 갈등 상황이 아닌 것이다. 그냥 새로운 정보값이 오가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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