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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도 사랑에 빠진딸기의 치명적인 매력

- 기상청 월간지 '하늘사랑' <이주현의 맛있는 계절> 3월 연재물 


기상청 월간지 <하늘 사랑>에 격월로 푸드 칼럼을 연재합니다. <맛있는 계절>이라는 코너명으로 계절과 날씨에 관련된 음식 이야기를 소개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푸드 칼럼니스트 이주현 - 



2024. MARCH vol.513
< Weather talk / 맛있는 계절 > 

"스파이도 사랑에 빠진
딸기의 치명적인 매력 
<딸기 부르스케타> "

- 푸드 칼럼니스트 이주현 -






[ 이주현의 맛있는 계절 ] 

스파이도 사랑에 빠진  딸기의 치명적인 매력 <딸기 부르스케타>


여전히 일교차는 크지만 낮에는 따듯한 햇볕이 내리쬐는 게 봄이 온 것이 확실하다. 연두색의 나뭇잎과 화사한 꽃망울 사이로 새로운 생명력이 꿈틀거리는 이 계절이면 꼭 생각나는 과일이 하나 있다. 바로 탐스러운 빨간색의 ‘딸기’가 그 주인공이다.


1월부터 5월까지 제철을 맞은 딸기는 봄을 맞아 화사한 자태를 뽐낸다. 장을 보러 가면 하얀색의 스티로폼 박스 안에 새빨간 딸기가 나란히 줄지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으며, 각종 호텔에서는 딸기 시즌을 기념하여 다양한 딸기 요리를 선보이는 딸기 뷔페까지 열린다. 그야말로 봄에만 열리는 딸기 축제가 따로 없다.


딸기는 어떻게 다뤄도 요리의 포인트가 되는 강렬한 존재감을 지녔다. 덕분에 딸기가 들어가는 메뉴는 그 어떤 식재료를 대동해도 딸기가 당당히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고야 만다. 게다가 지금부터 제철을 맞은 딸기에는 비타민C가 굉장히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봄의 불청객이라고 불리는 춘곤증 예방에도 도움을 주며, 무기력해진 몸에 활기를 더해준다. 독보적인 존재감과 뛰어난 영양효능 더 나아가 입 안에 넣으면 새콤달콤한 맛으로 톡톡 터지는 딸기를 떠올리자니 과연 봄을 대표하는 제철과일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딸기 부루스케타 (사진=이주현)


스파이를 매혹시킨 딸기의 매력 

최근 우리가 즐겨먹는 딸기는 사실 자연 그대로의 딸기가 아니다. 지금의 딸기는 그 역사가 불과 200여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 짧은 기간 안에 딸기의 탄생과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숨어 있다. 

16세기까지는 관상용의 야생 딸기만 존재했다. 그러던 중 1712년, ‘아메데 프랑수와 프레지어’라는 프랑스 소속 스파이가 남미 칠레에서 식물학자로 신분을 위장하고 야생 딸기를 관찰하고 있었다. 그의 수첩에는 야생 딸기에 관한 기록이 빼곡히 적혀 있었는데, 사실 이는 모두 군사정보를 위한 암호였다. 재미있는 점은 이 스파이가 가짜 식물학자였지만, 임무를 수행하면서 그만 진짜로 야생 딸기의 매력에 빠진 것이다. 그래서 임무를 완수한 뒤에 고국 프랑스로 돌아오면서 칠레의 야생 딸기 종자를 들여왔다. 이 후 여러 식물학자에 의해 다양한 품종 교배 과정을 거쳤고, 지금의 우리가 먹는 딸기가 탄생했다고 한다. 딸기가 얼마나 치명적인 매력을 지녔으면 냉정할 만큼 이성적인 스파이마저 매혹시켰는지, 다시 한 번 딸기의 독보적인 존재감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제철 맞은 ‘봄의 전령사’ 딸기

1월부터 5월까지 딸기는 제철을 맞아 맛과 영양이 더욱 좋아진다. 작은 딸기 한 알에는 영양성분이 무척 풍부한데, 그 중 비타민C가 압도적으로 많이 함유되어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환절기에 딸기 몇 알만 챙겨 먹으면 하루치 비타민C 섭취량을 채울 수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꾸벅꾸벅 졸게 되고 무기력증을 동반하는 봄의 불청객 ‘춘곤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며,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 거칠어진 피부에도 도움을 준다. 주의할 점은 딸기의 비타민C 성분은 물에서 쉽게 녹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장시간 세척하면 영양성분이 손실될 수 있으니 소독 효과가 있는 식초물에서 재빨리 헹구는 것이 좋다.

딸기는 다른 조리과정 없이 생과일로 먹어도 새콤달콤한 맛으로 충분한 기쁨을 준다. 하지만 유제품과 함께하면 부드러운 맛과 함께 영양 효능까지 올라간다. 우유, 요거트 등과 같이 먹으면 칼슘이 보충되면서 골다골증 예방 효과까지 생기기 때문이다. 집에서 손쉽게 먹으려면 우유와 함께 믹서기에 갈아 딸기 우유로 즐기거나 요거트 볼에 딸기, 견과류 등의 토핑을 넣은 건강한 요거트볼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특히 딸기 시즌이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이 디저트 영역이다. 하얀색의 생크림 케이크 위에 화룡점정으로 딸기 한 알이 얹어진 장면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상징성 있는 메뉴이다. 케이크, 타르트, 빵은 물론이거니와 최근에는 쫀득쫀득한 찹쌀떡 안에 팥 앙금과 딸기를 넣은 딸기 모찌도 유행이다. 요즘 뜨거운 감자로 화두가 되는 탕후루에서도 딸기는 빠질 수 없는 필수 재료이다. 전 국민이 다 아는 추억의 라면 ‘팔도비빔면’은 이번 봄 시즌을 맞이하여 ‘딸기맛’ 에디션이 출시되었다고 한다. 매콤한 비빔면에 딸기가 더해지면 그 맛이 어떨까, 익살스러운 발상에 절로 웃음이 더해진다. 이처럼 어떤 재료와 만나도 딸기는 상큼한 맛으로 행복함을 한 스푼 더해주는 것 같다. 


딸기 부르스케타 (사진 = 이주현)

식탁 위에 봄기운을 불어넣는 <크림치즈 딸기 부르스케타>

바게트와 크림치즈를 사용하여 집에서도 손쉽게 만드는 홈디저트를 소개한다. ‘부르스케타’는 이탈리아 전채 요리로 납작한 빵 위에 다양한 재료를 얹어 먹는 메뉴이다. 홈파티 요리로도 그만이며, 봄을 맞아 나들이 나갈 때 준비해도 잘 어울린다. 바삭하게 구운 바게트와 각각의 재료를 준비하여 먹기 직전에 완성하면 빵이 눅눅해지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정해진 레시피가 없는 만큼 상상력을 더할 수 있는 것도 부르스케타만이 가진 매력이다. 꿀 대신에 메이플 시럽을 뿌려도 좋다. 크림치즈에 색감을 더하기 위하여 파슬리 가루를 넣으면 좀 더 알록달록해진다. 잘게 다진 초콜렛이나 마시멜로우를 얹어도 좋다. 청포도나 바나나처럼 딸기와 잘 어울리는 과일을 함께 올려도 맛이 풍성해진다. 레시피에서 소개한 재료 외에도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더해 나만의 부르스케타를 만들어보자. 입 안에서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상큼한 봄기운을 물씬 느낄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딸기인 만큼 누구에게나 기쁨을 주는 홈디저트가 완성된다. 

 


 ▌필요한 재료

바게트, 크림치즈 2큰술, 꿀 1작은술, 시나몬 가루 1꼬집, 딸기, 견과류, 토핑용 채소(선택)


▌만드는 과정

1. 크림치즈, 꿀, 시나몬 가루를 취향에 맞게 분량을 가감하여 섞는다.


2. 바게트 위에 1의 크림치즈를 듬뿍 바른다. 냉동 보관한 바게트라면 기름을 살짝 뿌려 마른 팬이나 오븐에서 구워 바삭함을 살린다.


3. 바게트 - 크림치즈 - 딸기 - 다진 견과류 순서로 얹어 완성한다. 취향에 따라 토핑용 채소(루꼴라, 새싹채소), 베리류 등의 재료를 추가한다. 



* 칼럼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상청 - 자료실 - 기상간행물 - 2024년 3월호 하늘사랑 pdf 다운로드)

https://www.kma.go.kr/download_01/kma_20240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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